인식의 공유문제점을 지적해 비판하기는 쉬워도 개선하기는 힘든 법이다. 특히 문제가 있는 조직이 권력을 지녔다면 고치기는 예사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느 농협이 요청한 임원교육에서 조합장으로 출마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분이 지속적으로 농협의 문제점을 질문 형식으로 발언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는 농협의 감사를 맡은 분이셨는데, 그 때 그분에게 “그 현상에 대한 대안을 혹시 갖고 계십니까?”라고 물어보며 발언을 중지시킨 적이 있었다.필자가 생각하기에 농협 전체는 대단한 힘을 가진 조직이다. 그러면서도 본래의 기능 상당부
올해 필자는 과수원을 기본으로 봄에 노지 호박 농사를 지었고 후작으로 김장용 배추를 심었다. 필자가 심은 김장배추의 가격은 어찌될까? 당연히 모른다. 30년 농사를 지어 왔건만 농산물 수확 시, 가격을 알려고 노력해보지도 않았었다. 농사 초년기에 들었던 ‘내일 아침 장 시세만 알아도 농사짓지 않는다’는 선배의 이야기를 금과옥조로 여기고 나름 생산에만 노력했었다고 변명을 해본다.농사 중에서 유일하게 낙농하는 농가들만 가격을 정해 생산하고 그 생산량을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유를 생산하는 농가들을 보면 각각의 농가가 생산 쿼터
농촌에 살면서 지역의 지명과 전래하는 격언들을 생각하면서 그 내용들을 분석해 본 적이 많았다. 그러면서 생각도 하지 못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발견하기도 하고, 도대체 이해가 불가능한 내용들을 발견하고는 ‘어찌 저런 일들이 미리 예측돼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숱하게 했다.예를 들어 필자가 사는 지역에는 ‘구룡산’이라는 해발 400m 가량의 산이 있는데 그 산 밑으로 ‘룡-용’자가 마을 이름-지명으로 들어가는 곳이 아홉 군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은 매우 재미있는 발견이었다.또 다른 예로 혼인 후 처가를 방문해 중산간지인
‘농업은 산업의 기본이다’라고 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리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말은 그리해도 농업을 대하는 태도는 ‘영~’ 아니다. 농업이 산업의 기본임에는 틀림없지만 기본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은 말과 행동이 현저히 다르다.농업은 우리 산업의 발전(?)에 딴죽을 거는 귀찮은 산업인 모양이다. 수출을 해야 먹고 사는 나라라고 말하는 사람들 기준으로는 공세적인 수출을 위한 정책 방향이 농업시장의 개방과 맞물려 있으니 농업은, 농업의 종사자들은 국가 장래를 어둡게 하는 존재로 비치는 느낌을 받는다.우리 농업이 여러 측면에서
최근 ‘기준금리가 올랐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다. 덩달아 올해 상반기 금융기관들은 돈 잔치에 매우 바쁘다는 텔레비전 뉴스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4대 은행이 엄청난 수지를 내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에 우리 농민들은 물론이거니와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냥 불편한 뉴스로 느꼈을 뿐이고 면밀히 분석해 보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여러 경제 흐름의 징조들이 정체되거나 악화되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 유독 은행들만 수지가 넉넉해지고 있다니 자연스럽게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고 어찌 해볼 위치에 있지 않으니 그냥 불편
‘농협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좋은 농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들이 만들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농민단체들이 ‘농협개혁위원회’ 같은 모임을 단체 내에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 농민단체의 농협 개혁 모임들은 그 원인이 농협 내부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농협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는 것은 아주 짧은 시기,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서다. 대개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미리미리 일상에서 농협 사업에 여러 지적을 하지만 관심도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농협의 핵심적인 구성원인 농민들
농협 조합장 선거는 그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정부의 관계부처가 크게 챙기는 편이 아니다. 협동조합 사업에 권력이 개입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방기하는 것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폐쇄적이며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선거는 보통의 상식으로 접근해서는 좋은 결과를 내기가 힘들다. 현 정부의 농업에 대한 예산 홀대는 농업분야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일일이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농협 조합장 선거는 현장의 농민들이 스스로 나서야 한다.첫째, 조합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을 준용하지만 매우 제한된 선거다. 관련 선거법을 지키며 행
농협 조합장 선거에 대해 호들갑스런 언론은 늘 당면해서야 농협의 부정적인 부분을 비틀기에 바쁘고, 일상에서 농협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농민 조직들도 당장 직면해있는 여러 현안에서 조합장 선거로 관심을 돌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금 곳곳에서 농협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지만 관심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3월에 있을 농협 조합장 동시선거와 관련해 현장은 조용해 보이는 가운데서도 이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지금 이 시기에 농협의 방향성을 집중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조합장 선거를 거치며 농협은 점점 더 어려운 곳으로 내몰리고
1990년, 농사를 시작할 당시의 나에게는 신분상 제약이 붙어 있어 어디 취직하기가 힘들었다. 당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신분이었기에 취직은 생각하지도 않았었다.그러다가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이 당선이 되고는 잠시 갈등을 했다. ‘대통령 직을 걸고서라도 쌀은 지키겠다’는 김영삼이 당선된 그 이듬해, 대대적인 사면복권조치가 이뤄지면서 나도 사면복권이 됐다.생활고를 겪던 나를 걱정하는 주변의 몇몇 분께서 취업을 권유했다. 여러 취업 권유 중의 하나가 지역농협으로 구분된 그 때의 단위농협이었다. 1993년 3월쯤에 아이는 둘이나 태어나 있었고 농사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인간적으로 ‘취업을 할까 말까?’하는 갈등을 많이 했다.그런데 취업을 한다고 해도 지역농협에 취직
농촌지역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농민들은 농업 관련 조직(기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되라고 국가가 만들어 놓은 조직은 여럿 있다. 그 조직들 중 일상에서 농민들과 자주 부대끼며 사업을 하는 곳은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기술센터, 농협 같은 조직이다.이곳들은 농업·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조직이지만 농민들의 인식은 좀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보인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의 여러 기반 시설들을 유지관리하면서 농민들을 지원하고, 농업기술센터는 행정부의 최일선에서 농업지원부분을 집행하고 있으며 농협은 농업 자금 운용을 원활히 해가며 판매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왜 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하는 조직에 대해서 농민들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걸까?
시기적으로 짧았지만 월요일에 집을 나가서 금요일에 귀가하는 일정들을 몇 달 보낸 적이 있었다. 가족들은 걱정 없이 다니라고 했지만 중늙은이가 되어서 그런지 농사짓던 나로서는 밖으로 돌아다니니 집 일이 늘 걱정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내 전화가 울렸다. 전화기를 보니, 함께 농사짓는 큰아들이었다. 나는 첫마디가 ‘여보세요?’가 아닌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다. 아들을 조금 아는데 그 녀석이 그 시간에 전화할 좋은 일은 결코 없었다. 아들은 울면서 ‘내 아내가 쓰러졌다’고 알려 왔다.필자는 그 시간에 강원도 홍천에 있었다. 일행을 깨워서 차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왔다. 이웃들의 도움과 병원의 적절한 조치로 원만하게 치료됐고 큰 탈 없이 마무리 됐지만 그 뒤로 필자
조합장 임기는 4년이다. 몇몇 특정한 사유가 있는 농협을 제외하고 농협 조합장들은 2015년 3월에 선거를 치렀다. 다음 조합장 선거는 2019년 3월이다. 그런데 조합장 임기 4년 동안에 조합장 선거를 세 번 치른 농협이 경남 인근에서 생겼다.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는데, 이야기를 듣고는 부끄럽고 창피했다.해당 농협은 2015년 3월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돼 1심 재판 선고 직전에 조합장직을 사퇴했지만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은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이 넘는 벌금형을 선고 받아 자격을 상실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7일 임기 15개월의 조합장 선거를 또 치렀다는 것이다. 위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