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직무유기 말고 수입양파 전수조사 실시하라”

수입양파 과적·밀수 의혹 ‘사실’로 드러나

양파협회, 관세청 앞 규탄 기자회견 개최

  • 입력 2023.03.26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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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22일 정부대전청사 관세청 앞에서 ‘수입양파 관리감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세청의 직무유기 행위를 규탄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남종우 회장과 이홍주 부회장, 권상재 경상남도지부장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22일 정부대전청사 관세청 앞에서 ‘수입양파 관리감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세청의 직무유기 행위를 규탄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남종우 회장과 이홍주 부회장, 권상재 경상남도지부장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생양파 출하와 동시에 불거졌던 수입양파 과적·밀수 의혹이 최근 평택세관에 의해 사실로 확인되자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는 지난 22일 정부대전청사 관세청 앞에서 ‘수입양파 관리감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에서 연속 집회를 벌였던 2년 전과 똑같이 농민들은 ‘사전심사제 악용근절’과 ‘수입양파 전수조사’ 등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하며 인력과 예산 등을 핑계로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관세청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남종우 회장은 “양파 생산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보다 몇 년째 계속되는 생산비 상승과 매년 거듭되는 수확기 수입 여파로 인한 가격 하락 걱정에 한숨과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농가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윤석열정부는 지난해 135% 관세를 10%로 낮춰 양파를 마구잡이로 수입했고 올해 수확기에는 민간 업자들이 중국산 양파를 불법적인 행태로 수입하고 있다”라며 “자신들의 잇속만을 내세워 과적하는 수법으로 양파를 밀반입하려던 수입업자가 평택세관에서 적발됐고, 세금을 도둑질하는 이러한 악랄한 행태에 대해 양파협회는 매년 전수 계측을 관세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관세청은 묵묵부답으로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후 양파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중국 윈난성 양파를 마구잡이로 들여오는 민간 수입이 최근 활개를 치고 있으며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돈 벌려고 들여오는 민간 수입을 누가 막을 수 있냐고 한다. 근본적으로 민간 수입을 막을 수 없다면 기존 제도를 제대로 정비하고 적용해 엄격히 세금을 거두고 법을 집행해아 한다”고 강조하며 “중량을 속이고 저가신고로 들어오는 농산물은 세금도둑과 다름없는 만큼 민간 수입 양파 전량 계측을 요구한다. 이는 국산 농산물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이며 저가신고와 중량을 속이는 밀수 양파와 수입 농산물은 대한민국 농업 전반을 무너뜨리는 살인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농산물 통관 검역을 강화하고 검역 시 해당 농산물 품목의 생산자단체가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기를 수입 농산물 관련 정부 모든 부처에 요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양파협회 임원들은 관세청 담당 부서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참여한 김병덕 사무총장은 “2년 전과 다를 게 하나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수입양파 저가신고와 과적·밀수 등에 대한 의혹을 제보하고 시정을 요구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똑같은 질의·요구서를 들고 여길 다시 오게 된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음은 물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민다”며 “현지에선 신고한 것보다 많은 양을 컨테이너에 실어준다는데 관세청에선 계근을 하지 않다 보니 과적이 적발되질 않고, 신고한 것보다 많은 물량이 들어오다 보니 국내 시장을 교란시키는 거다. 예산과 인력이 없어서 창고에 저장되는 수입양파 계근이 어렵다면 생산자단체가 직접 국민들에게 관세청의 실체를 고발하고 먹거리 안전과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계근 장비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창용 제주도지부장과 김천중 전남도지부장, 권상재 경남도지부장은 “중량을 10~20% 늘려 들어오는 게 업자들 사이에선 관행이라고 한다. 관행이 굳어져선 안 되며, 농민들이 피땀 흘려 뙤약볕에서 농사짓는 농산물이 정당한 가격을 받기 위해선 국내산 수급조절뿐만 아니라 수입 농산물의 저가신고와 과적·밀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라며 “농민들은 이번에 적발된 3건의 과적·밀수가 빙산의 일각일 거라 생각한다. 국내산 농산물을 수출할 때처럼만 수입산에 대해서도 까다롭게 검사하고 관리해줄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관세청 관계자는 “성에 차진 않겠지만, 가용한 인력과 예산 내에서 저가신고와 과적 단속을 위해 중량 확인과 일반 공산품 대비 철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저가신고의 경우 일반 수입품과 다르게 100% 서류 확인을 하고 있으며 기준가격 등과 비교해 가격이 낮을 경우 통관시키지 않고 증빙 절차를 철저히 요구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이날 면담을 마무리하며 남종우 회장은 이달 말 기한 내 관세청장과의 간담회를 추진할 것과 질의·요구서에 대한 답변을 촉구했으며, 면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4월 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세청의 직무유기를 고발하고 수입양파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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