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호 특집] 농민들, 전 세계적 농업 위기 시대를 살다

  • 입력 2022.06.26 20:23
  • 수정 2022.06.26 20:51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위기가 가중되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정할 정도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흐름이 우리 농민들을 휩쓸고 있다.

모든 농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다. 비료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기름값은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은 벌써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값 상승과 더불어 조사료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은행 금리 또한 여지없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비료값 상승 대책으로 전년도 사용량의 95%에 대해 농협·지자체·정부가 인상분의 8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에도 현장에서는 사각지대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김포에서 모내기를 마친 한 농민은 “정부에서 비료값 인상분을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전년도 사용량의 95%만 지원해주는데, 농지원부에 없는 농지는 대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50% 정도만 지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상적 임대차 계약을 맺지 못한 농지는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름값은 40% 이상 급등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면세유를 사용하는 농민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인건비 상승은 거의 두 배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하루 일당 11만원 하던 것이 18만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인건비도 문제지만 인력 자체를 구할 수 없어서 수확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값 문제로 시름하고 있다. 농사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올랐다. 통상적으로 생산비의 상승은 상품가격에 반영된다. 그런데 유독 농산물은 그렇지 않다. 요즘 수확기를 맞은 감자와 마늘값이 올랐다. 생산비 인상 때문이 아니다. 봄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이 좋아도 농민들은 수확량이 적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농산물 가격 급등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물가 관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한 정부가 농산물 가격 상승을 통제하려 드는 것이다. 이래저래 세계적 위기의 피해를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지금이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는 지금 식량주권에 주목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문제가 국가 최우선 과제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45.8%, 곡물자급률은 21%에 불과하다. 우리가 먹는 식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사다 먹고 있다.

그런데도 식량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해서 아우성치는데 우리는 주식인 쌀값이 폭락하는 상황이다. 주식인 쌀을 자급하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만일 우리가 쌀을 자급하지 못한다면 물가 위기와 더불어 식량의 위기까지 감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농업에 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농정>은 지령 1000호를 내면서 세계적 위기의 시대에 농민들이 당면한 현실을 취재했다. 농민들은 어떠한 상황에서 농사지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키워드
#1000호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