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길 “쌀 30만톤 시장격리 즉각 실시하라”

청와대 앞서 회견 "김현수 장관, 홍남기 부총리 파면해야"
농식품부, 농민단체 요구에도 "상황 조금 더 지켜봐야"
홍남기 부총리, 17일 하나로마트서 "쌀값 여전히 높아"

  • 입력 2021.11.23 19:16
  • 수정 2021.11.24 15:56
  • 기자명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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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열린 '법률에 따른 쌀 30만톤 시장격리 요구 기자회견'에서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민들의 쌀 시장격리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열린 '법률에 따른 쌀 30만톤 시장격리 요구 기자회견'에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농민들의 쌀 시장격리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수확기 산지 쌀값 하락을 우려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민들은 쌀 시장격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존재함에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며 쌀 과잉 생산분에 대해 즉각적인 시장격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흥식, 농민의길)은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법률에 따른 쌀 30만톤 시장격리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쌀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가며 스스로 만든 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단체들은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쌀 생산량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미 양곡관리법상 시장격리 발동요건인 3%를 충족한 만큼 쌀 과잉 생산분을 시장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해 개정된 양곡관리법은 쌀 초과 생산량이 수요량의 3%를 넘을 경우 또는 수확기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자동으로 시장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우리는 농식품부에 쌀값이 빠르게 떨어질 조짐이 있으니 양곡관리법에 근거해 쌀 시장격리를 요청해왔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 앞에서도 (쌀 시장격리를 요구하는) 농민집회를 하고 지난 17일에는 5,000여 명의 농민들이 농민총궐기를 통해 또 요구했다”며 “그런데 그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가서 물가 때문에 소비자들이 힘들어 하니까 쌀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분개했다.

이어서 “전 세계 곡물 가격과 가공식품 가격이 올라 물가가 상승하는 것인데 쌀값이 떨어지면 물가가 잡히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농민을 우롱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본부장은 “농민에게 고통만 주는 문재인정부 임기가 6개월 남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우리 농민에겐 엄청 긴 시간”이라며 “빨리 임기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발언했다. 이어서 “ 쌀값이 떨어지는 고통 속에서 사는 농민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임기만 채우려는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무능하고 참으로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강창한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정부는 마늘값이 폭락하고 쌀값이 폭락할 땐 경제논리를 이야기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면 경제논리가 없어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우리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농촌이 사라지고 농민이 죽어간다고 외쳤다”며 “우리 농민과 농촌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도경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북본부장과 이춘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정부와 농민단체는 지난해 쌀목표가격과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며 ‘자동시장격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자동격리의 요건을 명시해놨다”며 “당시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지만 흉년과 지난해 급격한 생산 감소로 정부 양곡이 14만톤에 불과하고 생산량이 자동격리 기준에 적합함에도 정부는 시장격리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자신들이 만든 법률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생산비와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농촌 상황을 모른척할 뿐 아니라 쌀 가격이 하락해도 된다고 쉽게 말하는 문재인정부 각료를 즉각 파면하라”고 경고했다.

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열린 '법률에 따른 쌀 30만톤 시장격리 요구 기자회견'에서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민들의 쌀 시장격리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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