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인건비 비싸서 일손 쓰기가 힘들어. 최소 8만원인데 가격이 좋으면 모를까 아니면 매실 따서 그냥 그대로 갖다 주는 겨. 오늘도 휴일이라고 애들이 내려와서 일 도우니까 그나마 낫지. 몇 년 전부터 가격이 영 안 좋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TV에 나와서 매실이 좋다 안 좋다 말 한 뒤로는 더 그래. 그 사람들은 말하고 나면 끝이지만 우리는 생존이 걸렸어. 정말 말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좀 오더니만 아래 인삼밭으로 물이 넘쳤어. 남의 농사 망치겠다 싶어서. 장마도 오는데 미리 준비하는 겨. 물 넘치지 않게 두둑 하나 더 만들어서 들깨도 심고 하려고. 저 양반이 (두둑) 만들면 내가 이거(비닐) 씌우고. 쉬엄쉬엄 하니깐 그나마 둘이서 하지. 나이 들어서 이젠 농사도 얼마 못 져. 임대 주고 우리 먹을 거나 조금 하는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구마 순을 심은 뒤에 비닐을 덮어요. 그럼 흙 속에 있는 수분만 가지고도 뿌리가 나요. 이렇게 하면 약한 순도 살릴 수 있어요. 날씨가 더울 땐 고구마 순이 그냥 말라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심고 5일 정도 지나서 (비닐 위로) 끄집어 올리면 돼요. 호박고구마하고 베니하루카심어요. 요샌 주로 구워서 먹다 보니깐 작은 고구마를 많이 선호해요. 그러다보니 촘촘히 심으려고 하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애들이 쉬는 날이라고 와서 어제 심고 갔는데 좀 남았어. 두 고랑 정도 심으면 다 심어. 메주콩이여. 어제는 시원하더니 오늘은 뜨겁네. 날이 더워졌어. 다 심으면 들깨도 좀 하려고. 농사지은 지 한 65년 됐나. 애들은 이제 그만하라고 하는데 땅을 가만히 놀릴 수 있나. 아직은 괜찮은데 다리가 아파서 병이여. 무릎이 문제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분단된 곳이라 철원에서 농사짓다 보면 평화가 왜 소중한지 피부로 느껴요. 그래서 농민회는 남북관계가 좋든 나쁘든 매년 (통일쌀을) 심었어요. 근데 올해는 아주 오랜만에 남북정상들이 만난 뒤라 더 의미가 있죠. 예년엔 일부만 손으로 심고 나머진 이앙기로 심곤 했는데 올해는 전부 손으로 해요. 인하대 학생들이 농활 답사 차 왔다가 흔쾌히 같이 하니깐 일할 맛도 나고 더 좋네요. 모 심는 데 힘도 덜 들고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하우스 로터리치거나 이거(논 써레질) 할 때도 써야 하는데, 탑(지붕) 있는 놈은 하우스에서 쓸 수가 없어. 워낙 크니깐. 손발 같은 건데 효율 좋은 놈으로 쓰는 거지. 트랙터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잖우. 이것도 이제 연식이 꽤 됐지. 나락은 한 1만2,000평정도 해. 웬만큼 (나락농사) 짓지 않고는 먹고 살기 힘드니깐 밭농사도 좀 하지. 축산도 좀 있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늘은 굵고 좋아요. 이제 가격만 좋으면 되제. (밭은) 여기뿐만 아니라 많아요. 한 2~30마지기 되나. 딴 거는 안 하고 이걸로 먹고 산께. 인건비가 많이 들어요. (마늘쫑) 하루 끊는데 7만원이라. 열사람이면 그게 벌써 얼맙니까. 세 번 네 번은 끊어야 하는데. (마늘쫑이) 너무 많아서 처치 곤란이라. 다마네기(양파)하다가 마늘로 온 지는 한 10년 됐제. 아이고 허리야. 지팡이 있어도 일할 땐 잘 안 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촉이 잘 났나 확인하는겨. 잘 컸구먼. 모판만 1,600장이여. 이웃이 조금씩 부탁한 거랑 같이 (못자리) 했지. 대개는 고시히까리여. 이 동네는 고시히까리 아니면 아끼바리여. 추청이라고 알지? 이제 한 5일 정도만 부직포 덮어 놓으면 새파래져. 금방 올라와. 모내기 할 때 꼭 들려. 막걸리라도 한 잔 줘야하는데. 섭섭하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대파 껍질도 도시에서 하려면 다 쓰레기 아닌교. 그러니 우리가 손질 다 해가지고 넘기지. 작업비를 따로 바랄 수 있나. 상인들이 잘 사주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야 될 판인데. 엊그제 옆 동네서 경매 넘겼더니 1키로(kg)에 700원도 안 나왔다고 하더만. 글면 농민들은 작업비도 안 되거든. 그니깐 데모도 하는 거지. 인건비도 안 되고 농약값도 안 되고 제일 답답한 게 농민이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소 좀 키우다보니 퇴비가 제법 나와. 그럼 모아뒀다가 일 년에 한 두 번씩 주변에 나눠. 요새들 많이 가져가지. 오늘도 몇 집에서 가져갔어. 로터리 치기 전에 뿌려놓으면 땅심 기르는데도 좋잖어. 경운기 끌고 올 때도 있고 트럭 올 때도 있고. 양이 좀 되니깐 트랙터로 한 번씩 퍼 담으면 금방 끝나. 우리 논에도 이따 뿌릴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취나물 씨앗 뿌리는 중이요. 하얀 게 씨앗이라. 흙이랑 섞어서 이렇게 뿌려야지. 흙을 덮으면 싹이 안 나요. 흩뿌리듯 뿌린 다음에 안 마르게 물을 자주 줘야 돼요. 그래서 이게(스프링클러) 필요해요. 뿌리 내릴 때까지 마르면 안 되니깐. 지금 뿌리면 7월 즈음 수확해요. (취나물은) 한 번 뿌려 놓으면 여러 번 수확할 수 있어서 괜찮아요. 여기가 제주서도 취나물 많이 하는 동네라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서울 살다가 귀농한 지 20년 넘었지. 고향은 충남 홍성인데 공기가 좋아서 여기까지 왔네. 지금은 이것저것 다해서 만 평 정도 농사짓고 있어. 이 밭엔 고추랑 감자 심으려고. 모종이랑 씨감자는 다 준비해놨고. (관리기로) 두둑 만들고 비닐 씌우면 준비는 얼추 끝나. 심는 건 다음 주 쯤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