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동네 어귀에서 골짜기로 가는 길가 단동하우스에서는 단호박이 열매를 맺고 있다. 강원도인지라 밭에 지어진 하우스는 크지 않았다. 중턱에는 두세 마지기 남짓 돼 보이는 논에 제법 포기가 벌어진 벼가 크고 있다. 가뭄이라지만 물고에서 졸졸졸 물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외딴집을 지나 하우스 너머 대추나무 밭에서 농민이 기자를 반긴다. 오늘 만나기로 한 농민 임문혁씨다.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그는, 길가로 나오자 왼손에 낀 장갑을 오른발로 밟아 벗어 던지고 기자를 한 집으로 안내한다. 이곳은 오랜 친구집이다. 골짜기 외딴 집에는 노인 내외분만 살고 있다. 텃밭에는 참깨와 옥수수가 알뜰하게 심어져 있다. 가뭄에 제대로 크지 않은 옥수수는 벌써 개꼬리를 내밀고 있어서 먹을 수나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2017년, 우리의 축산은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공연한 수식어가 아니다. 가축질병, 수급불안,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업의 축산업 진출, 수입축산물의 거센 도전 등 만만치 않은 현안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급한 불을 끄는데 매달리다보면 등 뒤에서 태풍이 불어 닥친다. 축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규모화, 산업화가 이제 축산농가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본지는 축종별 현안을 넘어 축산 전체를 아우르는 화두를 던지려 한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축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시도다. 일대 전환점을 맞은 축산이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혜안을 통해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1. 방역체계 현장부터 돌아보라|①
2017년, 우리의 축산은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공연한 수식어가 아니다. 가축질병, 수급불안,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업의 축산업 진출, 수입축산물의 거센 도전 등 만만치 않은 현안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급한 불을 끄는데 매달리다보면 등 뒤에서 태풍이 불어 닥친다. 축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규모화, 산업화가 이제 축산농가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본지는 축종별 현안을 넘어 축산 전체를 아우르는 화두를 던지려 한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축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시도다. 일대 전환점을 맞은 축산이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혜안을 통해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1. 방역체계 현장부터 돌아보라① AI발생 반년, 사지로 몰린 오리농가
불확실한 근거로 쉽게 타인에게 모욕을 주는 말들이 있다. 조합장을 하면서 들은 숱한 말들 중에서 ‘농협이 농민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서 생기는 수입들을 직원들이 다 갈라먹고, 주인인 조합원에게는 거의 주는 게 없다’라는 말을 곳곳에서 몇 번이나 들었다. 처음에는 상황을 파악해 열심히 설명했지만 나중에는 이런 말 하시는 분들은 이미 협동조합에 대해 마음을 닫고 비난만 할 가능성이 많아서 조금은 무디게 대응했다.원죄가 농협에 있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 농협이 그리하도록 한 주인들의 책임도 만만찮기에 사업을 통해서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던 까닭과 설명을 하고나면 조합장이 ‘직원 편든다’는 이야기가 뒤에서 들려왔기에 더 이상은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 ‘농협이 … 장사를 해서, 직원들이 … 갈라먹고 …’, 이렇게 시
2017년, 우리의 축산은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공연한 수식어가 아니다. 가축질병, 수급불안,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업의 축산업 진출, 수입축산물의 거센 도전 등 만만치 않은 현안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급한 불을 끄는데 매달리다보면 등 뒤에서 태풍이 불어 닥친다. 축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규모화, 산업화가 이제 축산농가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본지는 축종별 현안을 넘어 축산 전체를 아우르는 화두를 던지려 한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축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시도다. 일대 전환점을 맞은 축산이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혜안을 통해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1. 방역체계 현장부터 돌아보라① AI발생 반년, 사지로 몰린 오리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지난 겨울 내내 그리고 올 봄까지 수천만의 촛불들이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게 나라냐?”고 외치며 행진한 끝에 마침내 ‘문제인 정권'을 탄생시켰다.그런데 어쩌나. 그전과 똑같은 정경유착에 찌든 정치인, 관료, 학자 교수와 기레기들이 아직 세상을 뒤덮고 있고 교언영색으로 실권을 장악하려 든다면? 나라와 겨레 형성의 최소한의 기본조건(National Minimum Requirement)인 안전한 먹거리(식량과 식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담보하는 농업과 농촌, 농민 등 3농의 존재가치가 우리 사회에 부정되거나 부존재 한다면?오늘날 식량농업을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적 상인정신으로만 접근하는 신자유주의적 천민자본주의로 인해 우리나라 정치, 사회,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충청북도 청주시 낭성면 귀래리 고드미 마을. 큰길에서 산속으로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왔다. 길이 끝나는 곳에 아담하게 사당이 자리를 잡고 있고 주차장을 겸한 마당은 꽤 넓었다. 옆에는 옹기종기 농가가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이곳이 ‘고드미 마을’이다.마당 한쪽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고드미 마을의 유래가 적혀 있다. ‘조선 광해군 때 신요라는 분이 곧은(바른) 말로 상소하여 귀양살이를 하다가 풀려 이곳으로 들어와 숨어 살았다. 인조가 반정을 하여 여러 번 불러도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마을을 곧으미, 고디미, 고드미 또는 귀래동이라 부르게 되었다.’ 조선시대 신요라는 곧은 선비가 벼슬을 마다하고 숨어 살아서 고드미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다.고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능주농협은 화순군 능주면, 한천면, 춘양면 등 3개면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지역농협이다. 주요 농산물은 쌀과 방울토마토, 복숭아, 아스파라거스 등이다. 능주농협은 2015년 3월 노종진 조합장 취임 이후 미래를 준비하는 조합 운영과 경제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힘써 왔다.능주농협은 1972년 개점해 1999년 한천농협, 2005년 춘양농협과 합병했다. 2016년 말 기준 조합원은 1,967명이고 임직원은 45명이다.지난 2015년 1월 개장한 능주농협주유소는 화순읍-능주면 순환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전남도내 최초로 한국석유관리원의 안심주유소 인증을 획득, 정품정량 면세유·난방유 등을 공급해 호응을 얻어 왔다. 2016년 일일 평균 231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협 살림을 아무리 잘 해도 조합장 임기가 끝나면 도루묵이다. 협동조합다운 농협의 지속성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시스템)를 만들면 수익성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면 누가 조합장을 해도 지속가능한 지역농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노 조합장이 능주농협 운영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지속가능한 지역농업’과 ‘협동조합다운 지역농협 운영’이다. 끊임없는 고민 속에 도출한 해법은 결국 임직원의 능동성 함양과 대규모 농사를 짓는 젊은 농민의 조직화다. 노 조합장의 농협운영 철학은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노 조합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이 농사만 짓던 자신만 쳐다봐서 다소 놀랐다고 한다. 하향식 사업집행이 주를 이뤘던 분위기가 그 원인이었다. “직원들이 자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옛날엔 농협 조합장하면 권위적이고 높은 사람이었다. 이젠 그런 게 없다. 농민 누구나 조합장을 만나고 문제를 얘기하면 바로 해결하려고 한다.”벼농사와 함께 방울토마토, 복숭아 농사를 짓는 정원기씨의 얘기다. 정씨는 “예전엔 출자금 빼겠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대로면 읍단위 농협을 따라잡는 것 아니냐며 만족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며 농민들의 든든한 우군으로 거듭난 노 조합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노 조합장과 농민회 활동을 함께한 ‘동지’이기도 한 정씨는 노 조합장 출마 당시를 떠올리며 “조합장에 당선돼도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생각이 변해선 안 된다는 약조를 받았다”고 했다.이런 약속에 화답하듯 노 조합장은 외상판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농협법 개정안이 일부 수정 끝에 국회를 통과하며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결국 지주체제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사업구조 개편 전면 재평가 및 경제사업연합회 체제로의 전환 등 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농업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에 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공동기획으로 매월 1회 모범적 지역농축협의 목소리를 통해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할 계획이다. 현장밀착형 조합 운영 … 경제사업 다변화 시도 지난 2015년 농민회장 출신 조합장 당선 이후 지역농업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해온 지역농협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전남 화순의 능주농협이다.노종진 조합장은 농사꾼다운 끈기로
[한국농정신문 김순재 전 조합장]우리나라에서 동일한 상호로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자재를 가장 많이 취급하는 곳이 어딜까? 당연히 농협이다. ‘그런 농협이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농업용 자재의 가격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가?(싸게 파는가?)’를 물어보면 대다수의 농민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농자재 유통시장, 이상한 현실이 확실히 존재지금은 시행하지 않아 없어졌지만 농협이 이상하게 보이는 사업을 한 적이 있었다. 농민이 농약을 샀는데, 그 농약의 가격이 농협보다 싸게 구매하였음을 증명하면 지역농협이 그 가격의 차이를 농민에게 보상해주고 지역농협은 그 비용을 농협중앙회로부터 보전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농협의 농약가격이 일반 시중의 농약사보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배달의 농사형제 울부짖던 날손가락 깨물며 맹세하면서진리를 외치는 형제 그립다!밝은 태양 솟아오르는 우리 새 역사삼천리 방방곡곡 농민의 깃발이요찬란한 승리의 그날이 오길춤추며 싸우는 형제 그립다!”작사: 김성훈(金成勳), 작곡: 차곡(借曲)춤추며 싸우는 형제 그립다이 노래는 원래 수원의 서울대농대 학생동아리 모임이었던 「농사단(農士團)」의 단가였다. 1961년 농사단이 창립할 때 실제 10여명의 학생회원들이 손가락에 피를 내 술에 타 함께 나눠 마시며 어둡고 답답한 우리나라 농촌 농업 농민 살리기를 맹세했었다. 그 모태동아리였던 더 크고 오래된 「한얼」 회원들의 상당수가 「농사단」의 주축을 이뤘으므로 이 농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메밀을 심어야 하는데 비가 자주 와서 파종 준비를 할 수가 없어. 땅이 질퍽하니 갈아 놓으면 덩어리가 지고 딱딱해져서, 아무래도 올해 봄 메밀 파종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제주 농민 이태신씨는 메밀을 2만평 정도 심을 계획이었는데 잦은 비로 망설이고 있었다. 메밀의 주산지가 제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제주야말로 메밀 주산지야. 강원도 평창이나 봉평을 주산지로 알고 있지만 그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배경으로 알려져서 그렇지 제주가 전국에서 메밀이 제일 많이 나.” 전국 메밀 생산량의 절반 가까운 48%가 제주에서 생산되고 강원도는 14%에 불과하다. 메밀은 고려시대 몽고에 의해 한반도에 들어왔다고 한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우리 농협 조합장이 가지고 있는 의지가 다른 어떤 조합장보다 크기 때문에 현재 기본투자를 시작한 여러 사업에서 조만간 더 큰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처럼 조합원들이 지역농협에 기대를 거는 이유의 중심에 김영걸 조합장이 있다. 김 조합장은 지난 2015년 취임 이후 적극적인 사업추진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농협과 조합원 간 신뢰형성에 역점을 두고 협동조합의 기본 취지를 잃지 않으려 노력중이다.곽길성 전 진도군농민회장은 “농협과 농민 간 신뢰관계가 없으면 계약재배를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김 조합장은 농협의 전체 사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 협동조합의 축인 조합원과 임·직원이 톱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전남 진도군의 서진도농협은 지난 2006년 임회·지산·조도농협을 합병한 농협이다. 조합원은 3,800여명이다. 지난 2015년 3월 당선된 농민 출신 김영걸 조합장이 변화의 바람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추진 중이다.임원은 조합장 1명, 상임이사 1명, 비상임이사 9명, 감사 2명 등 총 13명이고, 상무 7명 등 직원은 72명이다. 또한 본점을 포함한 5개 지사무소를 두고 있다.지난해 10월 기준 사업현황을 보면 경제사업 313억5,500만원, 신용사업 438억2,300만원이다.경제사업으로는 검정벼와 대파·배추 등 월동채소의 수탁계약재배사업을 진행중이다. 김 조합장은 검정벼의 경우 매취사업을 수탁사업으로 전환했다. 수탁사업은 농협이 계약농가에 선급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김영걸 서진도농협 조합장의 측근은 그를 “독립운동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우고 흔들림 없는 운영에 의지를 보여서다. 관행적 농협운영이 굳어진 농협들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서진도농협의 추진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김 조합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영인조합장협의회 총회에서도 마이크를 들고 호통쳤다. “도대체 농민단체 조합장이라는 사람들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하고 밥 먹고 사진찍으려고 먼 제주도까지 비행기까지 타고 왔나. 그 비용을 들였으면 농협중앙회 개혁이라든지 필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앞서 지난 3월 열린 농협중앙회 대의원총회에선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농협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농협법 개정안이 일부 수정 끝에 국회를 통과하며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결국 지주체제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사업구조 개편 전면 재평가 및 경제사업연합회 체제로의 전환 등 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농업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에 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공동기획으로 매월 1회 모범적 지역농축협의 목소리를 통해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할 계획이다. 경제사업 확대 위한 ‘체질개선’ … 다양한 시도로 변화 모색 관매도와 조도 등 아름다운 섬을 품은 전남 진도는 국내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전국에서 일일 평균 일조량이 가장 많아 검정쌀을 비롯해 월동채소인 배추와 대파 등 각종 특산물도 인기
그리 악의적이지 않아도 조합장을 하면서 듣기 거북한 이야기 중 하나가 “농협이 돈장사만 하는거 아니냐?”였다. ‘장사를 한다’는 말도 듣기에 따라 거북한 어감인데, ‘농협이 돈장사를 한다’고 하니깐 상당히 비꼬는 느낌도 들고 듣는 순간순간 기분도 좋지 않았다.‘농협이 농민에게 돈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돈장사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협동조합의 돈장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은 풀어서 재해석 하는 버릇이 있는데 주변에서 비아냥거리는 투로 ‘농협이 돈장사나 하고’ 하니 그 ‘돈장사나 한다’는 사업을 정리해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했다.‘농협이 돈장사하는 거 빼고 하는기 뭐가 있노?’조합장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