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뜩잖은 대책 속 눈길 끄는 ‘수출단계’ 감축 사례

유통마진 없애 경쟁력 제고
물류비 폐지에도 타격 없어

  • 입력 2024.01.07 18:00
  • 수정 2024.01.08 09:44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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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수출물류비 폐지라는 큰 파고에도 흔들림 없이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농산물 수출 지속·확대 가능성을 키워가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경남 진주의 농업회사법인, 파머스팜이다.

파머스팜은 수출업체와 현지 수입업체 없이 직접 해외시장 영업에 뛰어들어 판로를 개척해 딸기를 비롯한 배·단감 등을 홍콩, 몽골, 두바이, 아랍에미레이트,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자력갱생’이란 경영방침 아래 수출농산물 생산부터 선별·포장·수출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추진함으로써 단계별로 수반되는 ‘유통마진’을 없앴다. 이로 인해 높은 농가 수취가격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현지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농산물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파머스팜은 수출 대상국 선정부터 농산물 생산·선별 모두 여타 농산물 수출업체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업체 등을 통해 수출하는 경우 이른 숙기에 딸기를 수확해야 하므로 농가 생산량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지만, 파머스팜은 생산 농가와 현지 벤더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소비 부진과 재고 등 현지 시장 물량 적체 우려 없이 내수용만큼 잘 익은 딸기를 유통할 수 있으며 이는 수출농산물 품질 및 판매단가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지난 2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 농업회사법인 파머스팜에서 한 직원이 캐나다로 수출한 딸기를 포장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 농업회사법인 파머스팜에서 한 직원이 캐나다로 수출한 딸기를 포장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주환 파머스팜 딸기 작목반장은 “박람회 등을 직접 찾아 오직 상품성 하나 믿고 숱하게 닫힌 문을 두드린 결과, 호주 등 검역이 까다로운 수출국에도 우리 농산물을 진출시킬 수 있었다”라며 “기존 절차대로라면 현지 벤더가 ‘갑’, 수입업체가 ‘을’, 수출업체는 ‘병’, 농가는 ‘정’이나 될까 싶다. 실제 수확하고 선별·포장 다 해서 수출 준비 마쳤는데 현지에서 판매가 잘 안 되니 벤더나 수입업체가 조금 늦게 보내라고 한다거나 보내지 말라고 하면 병·정인 국내 수출업체와 농가는 덤핑으로라도 해당 물량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계를 숱하게 거치며 흩어지는 유통마진도 전부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다. 물류비 지원이 폐지되며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며 “정부가 물류비 폐지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아는데, 앞선 갑·을·병·정 구조에선 실효성이 의심될 뿐이다. 생산자조직 강화 등을 통해 수출단계를 줄이고 유통마진을 없애는 등의 해법은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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