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농 연대체 비아캄페시나, 8일간 열린 8차 총회 종료 … 다음 총회는 아프리카 말리

마지막 전체 총회, 지난 7일 팔레스타인 참상 전하며 시작
행동계획·최종선언문 등 조율하고 구체적 투쟁 방향 그려
전농·전여농,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반대 연대성명 발표하기도

  • 입력 2023.12.15 10:00
  • 수정 2023.12.17 19:05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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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ㅣ콜롬비아 보고타]

현지시각 지난 7일,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에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농민이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전하며, 지지와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현지시각 지난 7일,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에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농민이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전하며, 지지와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 제 친구들의 이름과 제 장난감 목록이에요.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 옷과 장난감은 자선단체에 기부해주세요.”

현지시각 지난 7일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의 마지막 상징의식(미스티카)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주도로 진행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5살 아이가 쓴 유서와 신원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몸과 다리에 쓰고 있다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상황을 전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농민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촉구했으며, 총회 참석자들은 이에 기꺼이 화답했다.

아울러 지난 7일에는 앞으로 4년 동안의 비아캄페시나 투쟁 방향을 담은 행동계획과 최종선언문 작성을 위한 조율작업과 함께 대륙·지역별 연대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이날 공개된 최종선언문 초안에는 비아캄페시나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그동안의 성과와 함께,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전쟁 위기의 심화, 이 가운데 지속적으로 강화 중인 비아캄페시나의 연대와 동맹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식량과 자연의 상품화, 사회정의, 존엄성, 권리 인정을 위해 끊임없이 싸웠고, 동맹국들과 함께 식량주권 건설에 앞장섰으며 농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세계식량안보위원회(CFS)의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농민 대중 페미니즘을 식량주권 건설의 도구로 삼았다. 또 가부장제에 맞서 싸우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이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식품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농생태학을 대중화했고 이 기간의 근본적인 성과는 농민과 농촌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에 관한 유엔농민권리선언이 채택되고 유엔이 이 선언의 이행 및 모니터링 강화를 위한 특별 메커니즘을 승인했다는 것이다”는 말로 시작된 최종선언문 초안은 “비아캄페시나는 계속해서 연대를 강화하고, 반인도적 범죄와 인권 침해에 맞서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많은 조직과 사람들의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비아캄페시나는 그 어느 때보다 식량주권, 농민·농업, 농생태학, 농민·대중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식량주권 강화를 위한 공공정책의 수립·실행에 참여할 것과 모든 수준에서 유엔식량농업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청년의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며, 전 세계 회원 조직의 다양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한 만큼 비아캄페시나는 각국 농민조직들이 국가 차원에서 인정받고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평화·사회정의·지구 보호라는 보편적 공유 가치를 중심으로 연대하겠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아울러 이날 총회에선 약 20개의 연대성명이 발표·공유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학살 중단 성명 △수분 매개자인 벌 보호를 위한 성명 등과 함께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동남동아시아지역을 대표해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 반대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 반대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 참석 목적을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 반대 연대 성명 발표’라 밝힌 양옥희 전여농 회장은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는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적 문제며, 다 함께 투쟁해 저지해야 할 문제다.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는 런던협약의 런던의정서를 위해하는 것이며,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다”라고 일갈했다. 또 “바다는 지구상 모든 인류가 공유하고 보호해야 할 공동의 보물이다. 이 문제를 책임감 있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과 건강, 생계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이미 세 차례나 핵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 일본은 지금이라도 이를 중단해야 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의 행동계획과 최종선언문은 국제조정위원(ICC) 회의 등을 거쳐 가까운 시일 내 확정·발표될 전망이며, 4년 뒤 9차 총회는 아프리카 말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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