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도 금융대표도 없이 … 밋밋한 농협 국감

2023 국정감사 –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 입력 2023.10.13 22:05
  • 수정 2023.10.14 09:5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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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이 여야 합의로 받아들여지자 국감장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이 여야 합의로 받아들여지자 국감장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이 여야 합의로 받아들여지자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이 여야 합의로 받아들여지자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을 한 것에 대한 신정훈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이유로 국감 당일 조기이석 요청을 한 것에 대한 신정훈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받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목 보호대를 한 채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목디스크 시술을 받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목 보호대를 한 채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3일 열린 농협(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엔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이 빠졌다. 한 명은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로,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회의 참석차 해외출장길에 올라 있다. 다른 한 명은 바로 농협의 얼굴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다. 지난달 목디스크로 시술을 받은 이 회장은 국정감사 당일 아침 국회 농해수위에 조기이석을 요청했고, 농해수위는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이를 허락했다.

증인선서와 업무보고만 마치고 국감장을 나가려는 이 회장에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년에 딱 하루, 농민과 국민들께 보고하고 농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다. 지난달 26일 치료 이후 4주간 안전가료를 요한다는데, 일주일만 먼저 치료했으면 참석할 수 있었다. 무소불위의 중앙회장 권력을 다 행사하면서 단 하루의 이 일정을 못 맞추나”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회장이 퇴장한 뒤, 농협 국감은 이 발언 이상의 날카로운 지적이 나오지 못하고 평이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겹친 주제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이 계절 농민들의 최대 관심사, 쌀값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벼 수매가 곧 다가올 텐데 20만원 수매가격(80kg)을 유지하는 데 농협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철원·이천·여주·김포 등 먼저 결정되는 수매가격들이 낮게 결정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과도하게 쌀값이 상향하는 걸 안정시키려는 거지 쌀값을 끌어내리는 건 아니다”라는 우성태 농협경제지주 대표의 발언에 이원택 의원은 “정부가 쌀값을 20만원 언저리로 맞추려고 쌀값을 의도적으로 낮추려 한다는 걸로 들린다. 올해 쌀로 소득을 보충한다 해도 작년 손실분을 농민들이 그대로 안고 있는데, 쌀값을 낮추려는 행정지도는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다른 하나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문제다. 정 대표는 2020년 옵티머스 펀드 사태 당시 투자사고로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초래했지만 책임은커녕 두 차례나 대표직을 연임하고 있는 인물이다. 매년 국감 때마다 농협중앙회장과 금융지주 대표가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정 대표를 연임시키는 배경에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직을) 장수하는 비결이 뭔가”라고 비꼬아 던진 질문에 정 대표는 “중앙회장께서 채권회수에 가장 적합하다고 해서 적극 회수하라 하신 것”이라고 답했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발언을 추궁하자 “중앙회장이라 얘기한 적 없다”고 말을 바꿨다. 신 의원은 금융위 징계의결 절차를 밟고 있는 정 대표가 상여 포함 연간 24억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신정훈 의원은 농협 사업 내용에 관해서도 도덕성 문제를 지적했다. 지주회사가 아닌 농협중앙회의 자체 자회사 ‘농협네트웍스’는 건설업·시설관리·부동산개발업·태양광발전업 등 매우 폭넓은 사업을 수행하는데, 농협중앙회의 사업범위를 넘어설뿐더러 현장 골목상권과 경합해 일거리를 뺏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은행이나 농기계보험·상해보험이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 농업에의 적극적인 환원을 당부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환원을 강조했다. 10년 동안 농협금융지주가 661%, 농협은행이 890%의 당기순이익 성장을 이뤘음에도 농업지원사업비 납부에 변화가 없다며, 임직원에 대한 협동조합 이념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덧붙여 최근 지역농협들의 최대 민원인 ‘지역사랑상품권 농협 사용 허용’ 건에 대해선 행정안전부 관계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전향적 고민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축협 부문에 질의를 집중했다. 농협법상 농협 조합원 자격은 농업에 ‘종사하는 자’인 반면 축협 조합원 자격은 축산업을 ‘경영하는 자’로 돼있어 유독 축협만 복수조합원 가입이 안 되는 문제, 그리고 소 수종·근염 보험특약 시 보험료가 곱절로 상승하는 문제에 대해 농협의 고민과 대안을 촉구했다.

그 밖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림조합의 산림지도사와 달리 정부 인건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지속 감소하고 있는 농협 영농지도사 문제를 지적했으며, 같은당 김승남 의원은 NH투자증권의 일본 태양광발전소 투자 실패, NH투자증권·농협생명·농협손보의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농협은행의 서영홀딩스 편법대출 등 금융계열사의 부실투자·부당대출 문제를 짚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올해 장수농협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대표되는 농협중앙회의 감사 부실 및 지역농협의 반성 결여 문제를 꾸짖었고,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사 채권추심을 전담하는 농협자산관리회사를 민간업체와 경쟁시킬 것 △농협중앙회·지주회사 임원들의 지역별·성별 안배에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공석인 가운데 농협 국감의 주 답변자는 이재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였다. 이성희·이석준 두 수장의 공석 때문인지 예년보다는 다소 무뎌진 의원들의 질의에, 이재식 부회장은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무난한 답변으로 국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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