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햇벼 출하를 앞두고 조곡 수매가 결정 시기가 다가온 가운데, 전남 강진군 농민단체들이 수매가 선지급과 수매가 결정에 농민단체 참여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진군 4개 농민단체가 7일 강진군농협통합RPC(대표이사 김달욱, 강진통합RP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의 생존 위협을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2023 벼 수매가 선지급금 6만5,000원(나락 40kg당) 지급 △생산자인 농민의 가격 결정권 보장을 위해 농협과 농민단체가 5대 5로 참여하는 수매가 결정협의회 구성을 강진통합RPC에 요구했다.
(사)강진군친환경농업협회,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강진군농민회, (사)한국여성농업인강진군연합회,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강진군연합회(가나다 순)가 마련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민들은 2개 요구안과 함께 농업 소득 하락에 따른 농민 생존권 위기 상황을 전하고, 농민 조합원 참여권 보장이란 농협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농업 소득은 10년 만에 최저인 949만원으로 급감했다. 쌀 등 기초농산물 가격 폭락과 생산비 폭등의 결과다”라며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촌‧농업‧농민이고 주인은 농민 조합원이다. 지금처럼 농업 소득이 폭락해 농민 말살, 농업 붕괴, 농촌 해체 위기에서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의 조합원 대부분이 농민인데도 농민 소득과 밀접한 벼 수매가 결정에 농민의 참여는 봉쇄돼 있다”면서 “농민 피땀의 결정체인 벼 수매가 결정에 농민이 참여하는 것은 조합원의 권리다. 농협과 RPC는 농민이 벼 수매가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책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농민단체 요구에 대해 김달욱 강진 통합RPC 대표이사는 “(농민의 고충을) 충분히 공감한다. 생산비가 너무 올라 아마 6만5,000원도 농가엔 사실상 부족하고 7만원 이상은 받아야 맞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시장가격보다 높게 사서 손실을 보게 될 부분은 정부가 해결할 문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항상 농산물이 제값 받고, 농가가 많이 수취하길 바라지만 알다시피 시장경제에선 모든 것이 시장 물가에 의해 결정되므로 그 내에서 (수매가를) 결정할 뿐이다”라면서 “일반 시중 가격보다 더 비싸게 매입되는 공공비축미도 3만원 밖에 안된다. 선지급금은 수매가가 결정되기 전에 지급하는 것인데, 시장형성 가격보다 더 높게 줄 순 없잖나”라고 밝혔다. RPC 경영을 고려했을 때, 쌀을 시중가보다 높게 매입해 손해가 나면 농민 조합원의 거출이 필요한 구조이므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거다.
수매가 결정 과정에 농민단체 참여를 보장하라는 요구도 현재로선 수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대표이사는 “이사회가 가격 결정을 하는데 이사회엔 강진군 전체 농협 조합장이 참여한다. 조합장들은 농가 조합원들이 뽑았으므로 이미 충분히 농민 의견이 100% 수렴된다고 보고, 다른 단체는 더 필요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진 통합RPC는 영암, 장흥, 보성, 해남 등 인근 시세 동향을 살핀 뒤 10월 초쯤 수매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