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 소속 시‧군 농민회들의 영농발대식 및 투쟁선포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농 광주전남연맹(광전연맹) 해남군농민회(회장 이무진)가 대규모 농민대회를 통해 올해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21일 전남 해남군청 앞 광장에서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쌀값 폭락·생산비 폭등 대책 없는 윤석열 정부 규탄 해남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농민대회에는 윤일권 전농 광전연맹 의장·해남품목별생산자회(쌀·양파·배추·마늘·절임)·민주노총 전남본부 등이 참여해 힘을 모았다.
이날 해남군농민회는 결의문을 내고 △거부권 행사 운운 말고 목표가격제 부활 등 근본적 양곡관리법 개정 △농산물 수입보다 생산비 지원 등 농민 생존 대책 제시 △계획·비전 없는 해남 농정 전면 수정 △농민에게 더 받은 수수료·이자로 특별 상여금 직원들에 준 농협 규탄 △생산비 폭등 지원·농업금융이자 지원 대책 수립을 위한 투쟁을 다짐했다.
이무진 회장은 “해남은 쌀·배추가 주 작목인데 지난해 가격이 모두 대 폭락했다. 농민들이 외상값을 다 갚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농민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전혀 없다. 또 올해 할당관세를 비롯해 농산물 수입을 늘리겠다는 것이 현 농정의 핵심이다. 이는 농정이라 할 수 없으며 새로운 농정을 채택하거나 그 정도 역할도 못 하면 정부도 아니니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라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실제로 농민들이 의식이 충분히 있어 대규모 집회가 가능했고, 전국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전해지고 좀 더 많은 단위가 힘 있게 진행하면 좋겠다”면서 “대회에 700여명이 참가했는데, 해남 인구가 많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정도면 매우 대규모”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 앞서 농민들은 해남군을 세 개 권역으로 나눠 군청 앞까지 차량행진을 하면서 군민들에게 농업문제의 심각성를 알렸다. 이어 윤일권 의장의 격려사와 윤부식 민주노총 전남본부장의 연대사, 해남품목별생산자회장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하라’, ‘영농비 폭등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요구를 이어갔고, ‘謹弔(근조) 생산비 폭등·윤석열 농정’이라 적힌 관을 들고 행진하는 상징의식도 펼쳐졌다.
한편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14일 명현관 해남군수와 해남군 농협 조합장협의회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질의서에는 2022~2023년 쌀값·배춧값 폭락으로 현재까지 영농자재 외상값을 갚지 못한 데 따른 심각한 농가의 경영난과 농업금융 금리 폭등으로 농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요구사항은 △농가의 금융이자 부담 완화 △난방비 지원 형태의 재난지원금 지원 △필수 농자재 반값 지원 △해남군과 주요 농민단체 간 소통 기구 조직 및 관련 조례 제정이다.
한편 20~24일까지는 전국 농민회의 투쟁선포식이 열리는 집중 기간이다. 지난 10일 전북 익산시농민회 용동면지회를 시작으로 각 도연맹과 시‧군 농민회들이 잇달아 영농발대식 및 투쟁선포식을 열고 있다. 23일 기준으로 39개 시·군 농민회와 면 지회에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