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결실 나락값 결정 … “작년보다 쌀 이유 없다”

정부 발표·쌀 생산량 감소 전망 영향 … 5일자 산지 쌀값 '반등'

폭등한 생산비·이자부담 급등 … 농협, 농민조합원 고충 나눠야

  • 입력 2022.10.14 11:22
  • 수정 2022.10.16 18:4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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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농민들의 1년 결실인 벼 수매가가 확정되고 있다. 올 한해를 관통한 ‘쌀값 폭락’ 파장에 2022년산 수매가 역시 하향 추세지만, 지난해보다 낮아질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농민들은 몇 가지 이유로 쌀값이 향후 상승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선 신곡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22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 감소한 380만4,000톤이다.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15일에 전망한 생산량 예측치보다도 5만6,000톤이 적다. 통계청은 “가지를 치는 시기인 6∼7월에 강수량이 부족해 포기 당 이삭 수가 감소했고 벼 낟알이 형성되는 7∼8월엔 일조시간과 강수량이 줄면서 완전낟알수가 줄었다”고 감산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쌀 수확기 대책도 산지 쌀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이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단 한 차례도 상승하지 않던 산지 쌀값이 1년 만에 반등했다. 지난 5일자 통계청 발표 산지 쌀값(20kg 기준)이 4만7,145원으로 전회(9월 25일자) 4만393원보다 6,752원(16.7%) 상승한 것이다. 물론 1년 전인 10월 5일자 산지 쌀값 5만6,803원보다 여전히 1만원 폭락했지만 바닥은 찍었고 오를 일만 남았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쌀값에 대한 현장의 우려는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반드시 쌀값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병남 전남 영광군농민회장은 “강원도 철원지역이 이상고온 피해로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하는데, 영광지역도 벼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았다. 들판 전체는 괜찮아 보여도 세균성알마름병이라고 벼 이삭의 알곡이 감염됐다. 또 이상기후로 일주일 이상 벼가 늦게 익는 추세다”면서 “농민회가 수확량을 조사하는 방식이 있는데, 20여 농가에게 확인해보니 작년보다 수확량이 훨씬 줄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실태를 전했다.

노병남 회장은 “생산비와 농협 대출이자는 폭등했는데 수확량까지 줄었고 여기서 쌀값까지 더 무너지면, 망한 농사다. 어제 농민들을 만나보니 걱정을 넘어 두려워했다. 오늘(13일) 통합RPC 수매가 회의가 있는데 쌀값 정상화를 위해 선지급금 6만원을 제안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무진 해남군농민회 조직교육위원장은 “농협과 민간RPC 재고가 정부의 시장격리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년산을 정부 시장격리로 낸 민간RPC는 원료곡(벼)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향후 가격인상 요인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따라서 신곡 수매가가 작년보다 낮아질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무진 조직교육위원장은 “실제 9월 25일 정부 발표 이후 벼값이 40kg 기준 1만원 정도 상승했다. 농협도 벼 매입가를 낮추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농협이 쌀값 정상화에 앞장서는 것은 농민과 농협 모두를 위한 길이다. 최소한 작년 가격에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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