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이모작 밀 재배의 선봉, 논산 ‘상월농산’

참여농가·재배면적 상승세, 눈에 띄는 성과 이뤄

생산비 절감 목적의 축협 액비 활용 계획 ‘눈길’

  • 입력 2022.10.23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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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8일 윤종섭 농업회사법인 ㈜상월농산 이사가 이모작 밀 파종을 앞두고 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윤 이사는 지역 농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재배단지 규모 유지를 위해 올해 5만6,000평의 논에 밀을 심을 계획이다.
지난 18일 윤종섭 농업회사법인 ㈜상월농산 이사가 이모작 밀 파종을 앞두고 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윤 이사는 지역 농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재배단지 규모 유지를 위해 올해 5만6,000평의 논에 밀을 심을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이모작 밀 재배 수익으로 벼 생산비라도 갈음해보자는 의지를 모아 시작한 농업회사법인 ㈜상월농산(대표 강정애, 상월농산)의 밀 작목반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올해의 경우 18일 현재 70여 농가가 밀 재배에 참여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 참여 농가의 두 배가 넘는 성과로 꼽힌다.

지난 18일 상월농산이 운영하고 있는 상월정미소 앞마당은 수확한 벼가 가득 담긴 톤백을 옮기느라 지게차가 정신없이 오고 가 매우 분주했다. 아내인 강정애 대표와 함께 상월농산을 꾸리고 있는 윤종섭 이사는 “작목반을 만들 당시 참여농가가 5개에 불과했지만, 수익 증진이 가시화되자 참여농가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4~5년 전에도 참여 농가 수가 39개로 늘어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극심한 봄 장마로 밀 대부분이 고사해 이듬해 참여 농가가 13개로 줄기도 했다”라며 “올해 이모작 밀 재배에는 68개 농가가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2개 농가가 추가 신청 의사를 밝혀 70개 농가가 최종적으로 밀 파종에 나설 전망이며 재배면적은 약 65ha로 예상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농가는 물론 작목반에 들어올 수 있지만 의욕만으로 쉽게 되는 일이 아니고, 파종·수확시기 등 신경 쓸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영농의지와 제반여건 등을 살피고 작목반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함께하는 식으로 법인을 꾸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북과 비교해 벼 재배기간이 긴 충남지역은 이모작 밀 재배에 다소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월농산 밀 작목반에서는 조생벼를 심거나 모내기를 일찍해 이앙시기를 일주일 남짓 앞당기는 방안으로 밀 이모작 재배면적을 점차 늘리는 중이다.

윤종섭 이사는 “논산뿐만 아니라 인근 공주시의 농가도 작목반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엊그제 금산군에서도 국산밀 재배단지 조성을 위해 몇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며 연락을 해왔고, 논산 관내에도 올해 밀 생산단지가 추가 선정되는 등 충남지역의 밀 이모작 재배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라며 “상월농산에서는 종자 순도 유지를 위해 새금강 보급종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농가 개개인이 각자의 여건에 맞춰 파종·방제·수확 등의 농작업을 수행하나 고령농민 등 경우에 따라 농작업을 대행해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또 “수확 후 민간 업체에 밀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여러 어려움이 많아 거의 전량을 정부 수매에 내고 있으며 일부분은 직접 가공·판매 중이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저온건조시설 등이 갖춰지면 체험장을 꾸려 6차 산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산 밀 수매가 참여농가의 숫자와 재배면적을 늘리는 일종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긴 했으나, 수매 지속 여부와 수매량에 대한 농가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아울러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급등한 농자재 가격은 이모작 재배 면적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이에 상월농산은 생산비 절감과 농가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논산축협과 합의를 거쳐 시범적으로 몇 개 농가에서 액비를 활용해볼 계획이다. 파종 전 기비의 경우 벼 수확 후 얼마되지 않는 시간 동안 촉박하게 밭을 마련하고 작업을 마쳐야 하는 까닭에 비료를 사용하지만, 추비의 경우 액비를 공급받기로 했다. 상월농산은 액비 활용의 단점으로 꼽히는 살포 균일성을 높이기 위해 축협과 끊임없이 논의했고, 밀 재배에 딱 맞는 액비를 제공받는 한편 살포 역시 농가가 원하는 수준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강정애 대표는 “하다 보니 재배기반과 더불어 국산밀 소비여건만 개선된다면 이모작 대신 밀 재배만으로도 농가 경영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최대치 쌀값 폭락으로 농민과 농협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데 밀 단작 확대가 자리 잡는다면 오히려 가루쌀보다 효과적으로 벼 재배면적도 줄이고 식량자급률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이를 위해 직불금 상향 지급과 정부 수매 확대·지속, 저온창고 등 시설지원과 소비 확대를 위한 업체 가공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모내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급하게 이모작 밀을 수확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농작업 부담은 줄고 밀 품질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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