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의 훈풍, 농촌관광이 나아갈 길

  • 입력 2022.05.29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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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4일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위치한 무네미농장에서 열린 ‘홍천의 꿈같은 하루 행치령나들이’에서 관광객들이 꼬마 빗자루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4일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위치한 무네미농장에서 열린 ‘홍천의 꿈같은 하루 행치령나들이’에서 관광객들이 꼬마 빗자루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해제되며 주말, 주중 할 것 없이 전국의 많은 관광지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그간 꽁꽁 묶여 있던 소비심리가 거침없이 터져 나오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잃었던 주말과 일상을 되찾기 위해 열중인 모습이다.

덕분에 의류, 화장품 등 소비재를 비롯해 관광 산업 분야까지 코로나19 이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농촌과 농업계의 경우 윤석열정부 들어서도 지속되는 농업 무관심·경시 행보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추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까지 악재의 파고가 겹치고 겹쳐서인지 그 기운이 다소 덜 미치는 분위기지만, 관광 산업 훈풍에 기대어 농촌관광 역시 만반의 준비를 펼쳐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일상으로 꽤 오랜 기간 자리 잡으면서 캠핑과 등산 등 개인 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 위한 움직임이 광풍으로 일었고, 이는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나서도 계속되는 추세다. 농촌과 농사 체험을 주목적으로 하진 않지만 조용하고 한적하면서도 초록이 가득한 농산어촌을 찾는 이가 최근 적지 않은 이유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농촌은 치유농업의 효능을 입증받으며 도시민들에게 ‘힐링’의 공간으로 미흡하게나마 자리잡아 가고 있었다. 경우에 따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농촌관광을 찾는 발걸음 또한 이전보다 분명히 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자 농촌관광은 여느 관광 산업에 비해 더욱 빠르고 심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관광농원이 폐업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농촌진흥청이 2021년 10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2,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국민 농촌관광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2020년 농촌을 방문해 관광을 체험한 국민은 30.2%로 나타났다. 2018년 실태조사 당시 농촌관광 경험률이 41.1%로 확인됐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농촌관광 횟수 또한 1인당 연간 2.3회에서 0.9회로 감소했다.

한편 거리두기가 해제된 오늘날에는 관광농원을 비롯한 농촌체험휴양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24일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위치한 관광농원, 무네미농장에선 ‘행치령 나들이’ 행사가 열렸다. 홍천군이 위탁 운영 중인 홍천농촌지역관광사업단(홍천농촌문화터미널)에서 관내 관광두레 협의체 참여 농가 등과 함께 꾸린 이날 행사는 주중에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협의체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홍천군에 거주 중인 채미영(52)씨는 이날 무네미농장을 방문해 “자연에서 힘을 얻는 편이기도 하고,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보니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알고 싶어 관내 농촌관광을 찾아다니고 있다. 다니면 다닐수록 농촌관광만의 분명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더 많은 곳을 다니고 싶은데 자체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하는 몇몇 관광농원을 제외하곤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놓치는 행사나 기회가 많다. 농촌관광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플랫폼이 제공되면 좋겠고 도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농촌 고유의 체험 활동이 좀 더 다양하게 개발·확산되면 관외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관광농원 또는 농촌체험휴양마을 운영자 및 관계자 등도 홍보의 어려움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 알려지지 않아서 모를 뿐 농촌에선 생각보다 다양한 체험과 이색적인 풍경이 도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화창한 요즘,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농촌으로 한 번 훌쩍 떠나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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