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 지속가능성의 열쇠, ‘농촌관광’

농가소득 증대와 인구 유입 효과 기대할만하나

관광객 수요·눈높이 못 따라가는 현장 ‘한계’ 분명

고령화·공동화로 인한 인력난부터 먼저 해결해야

  • 입력 2022.05.29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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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에 위치한 바회마을 체험장과 김치공장, 숙박시설 전경.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엔 연간 1만명 정도가 이곳을 찾았다. 한승호 기자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에 위치한 바회마을 체험장과 김치공장, 숙박시설 전경.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엔 연간 1만명 정도가 이곳을 찾았다. 한승호 기자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오늘날의 농촌관광은 대부분 체험 활동 운영과 숙박시설 제공 외에도 농산물 및 가공식품 판매 등으로 연결돼 농가소득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특성이 있다. 관광사업 운영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은 단순히 농가소득 증진을 뛰어넘어 공동화되는 농촌의 인구 유입까지 기대할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고령화된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대안으로 농촌관광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촌관광의 패러다임 전환과 정책 과제’ 연구보고서 역시 “농촌관광의 피해는 방문객 감소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특산물의 직거래 감소, 농촌 주민의 소득 및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이어지면서 2차, 3차 피해로 이어지는 양상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주중이면 경기·수도권에서 1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할 수 있는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의 바회마을은 해발 고도 700m에 위치한 ‘농촌체험휴향마을’이다. 잘 조성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 산골짜기를 오르내리다 보면 예상보다 쉽게 닿을 수 있다.

바회마을에선 지난 2008년부터 농촌관광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농산물 수확 및 가공 체험 등 마을 특성에 맞춘 여러 활동과 김치공장 및 식당,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농촌관광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이 활성화된 덕에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이후부턴 식당 운영에서부터 숙박시설 이용객 감소, 체험 활동 등까지 대체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바회마을은 주변에 논이 없는 산간마을인 탓에 주민 대부분이 밭농사를 짓고 있으며, 높은 고도로 인해 작목은 고추, 배추, 감자, 무 정도로 한정된다. 이에 바회마을에선 계절별로 산나물 채취와 농산물 수확 체험, 김치·장류 및 떡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는 한편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시장보다 좋은 가격에 구매해 김치공장과 식당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농촌관광 감소의 여파가 농가소득 및 마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홍성애 바회마을 이장은 “마을에선 고령의 소규모 재배 농가 생산물을 가장 먼저 구매하고 젊은 농가와 대규모 농가 순서는 그 뒤다. 김치공장에선 마을에서 생산한 배추와 무, 고춧가루를 시중보다 좋은 가격에 계약하고 식당에선 농가에서 희망하는 물량을 전부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수익을 내려고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농산물을 가공·판매하고 마을을 운영·관리하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되면 굳이 욕심부리지 않고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요는 확실 … 문제는 현장 여건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덕에 바회마을은 원주민보다 귀농·귀촌인구가 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퇴직 이후 귀농·귀촌하는 경우가 많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60대가 ‘청년’에 속하는 상황임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진숙 바회마을 사무장은 “김치공장의 경우 거리두기와 상관없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무리 없이 운영됐지만, 체험 활동과 식당, 숙박시설의 경우 타격을 받았다. 이전에는 어림잡아 1년에 1만명 정도가 바회마을을 찾았는데, 그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면서 “최근 들어 숙소 등의 예약과 방문객 수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동네 어르신들께서 많이 작고하시기도 했고, 계절근로자 입국 제한을 비롯해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마을을 운영하고 관리할 일손을 구하는 문제가 큰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김진숙 사무장에 따르면 바회마을 농촌관광에 대한 도시민 등의 수요와 만족도는 꽤 우수한 편이나 농촌관광을 보다 활성화시키기엔 인력 부족 문제가 발목을 붙잡는 실정이다.

김진숙 사무장은 “현재 고정적으로 4명의 마을주민이 체험활동과 식당 및 숙박시설 운영·관리, 가을철 김치공장 관련 업무까지 도맡고 있다. 그렇다 보니 관광객이 몰릴 때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라며 “지금 마을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70~80대고, 읍내에서 마을을 오가는 버스도 아침 7시와 오후 2시, 저녁 7시 단 3대뿐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인력을 구할 수가 없다. 숙식을 제공한다고 해도 사람이 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김 사무장은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인력 유인책이 지원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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