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제철 농산물로 피자 만드는 보람

[친환경식당을 찾아서] ④살롱 드 봉강

  • 입력 2022.02.2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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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환경농업단체연합회·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산 친환경농산물 활용 먹거리 사용에 힘쓰는 식당 중 네 곳을 ‘친환경식당’으로 선정했다. 국산 친환경농산물 소비 활성화 노력에 힘쓰는 친환경식당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황진영 살롱 드 봉강 대표.
황진영 살롱 드 봉강 대표.
경북 상주시의 유기농 피자가게 ‘살롱 드 봉강’의 제철채소피자.
경북 상주시의 유기농 피자가게 ‘살롱 드 봉강’의 제철채소피자.

공장식 대량생산체계 하에서 만들어지고 원재료가 수입산인 프랜차이즈 피자의 맛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래서일까. 경상북도 상주시의 피자가게 ‘살롱 드 봉강(대표 황진영)’표 유기농·토종농산물 피자는 더욱 새롭고 반갑게 다가온다.

상주가 고향인 황진영 살롱 드 봉강 대표는 전국귀농운동본부의 ‘자립하는 소농학교’ 등에서 유기농사와 생태적 삶의 방식을 배웠다. 황 대표는 프랜차이즈 피자가 우리 입맛을 지배하는 상황을 목도하며 ‘우리가 사는 고장에서 소농이 재배한 제철 농산물로 만든 피자’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준비 과정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20년 11월 살롱 드 봉강은 정식 개업할 수 있었다.

“상주엔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의 ‘언니’들을 비롯해 생태농업, 그리고 토종농산물 재배 노력을 기울이는 농민들이 있어요. 호박·감자·오이·가지 등 봉강공동체에서 생산한 토종작물이 있으면 최우선으로 받아서 씁니다.”

상주 농민들로부터 받기 힘든 농산물도 반드시 ‘무농약인증 이상 친환경농산물’을 어떻게든 구해 사용한다. 마침 살롱 드 봉강 인근에 지역먹거리 매장인 ‘상주생각’, 그 옆에 한살림 상주매장도 있기에 여기서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며, 버섯의 경우 부여 농민과 직거래한다. 도우, 즉 반죽빵은 토종밀인 앉은키밀 및 황 대표가 직접 자연재배한 현미쌀을 자연발효시켜 만든 야생효모를 활용해 만든다.

프랜차이즈 피자와 살롱 드 봉강 피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프랜차이즈 피자는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정해진 재료(대부분 수입산)로 만든다. 반면 살롱 드 봉강의 메뉴인 ‘제철채소피자’는 매 계절마다 토핑(야채·고기 등을 피자 반죽빵 위에 올려 장식하는 것)한 먹거리가 다르다. 이에 대한 황 대표의 설명은 이렇다.

“토핑은 매 계절에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채소류 위주로 올려요. 같은 제철채소피자여도 4월의 피자와 7월의 피자가 다른 거죠. 계절에 맞지 않는 먹거리는 토핑에 올리지 않아요. 소비자들 입장에선 불친절할 수도 있는 피자에요. 하지만 제철 채소를 제철에 맞게 먹는 게 중요하고, 그게 농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이 피자를 만들고 있어요.”

유기농 피자를 고수하다 보니 재료비가 많이 들어 피자값은 시중 피자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조에 1시간 가량 걸리는 수제 피자라 하루 최대 10개 이상 피자를 만들기 어려운 등, 황 대표 혼자 가게를 운영함에 따른 애로사항도 많다. 그럼에도 황 대표는 굴하지 않는다.

“상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유기농 피자’를 드실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했지만, 점차 제철 농산물로 만든 피자의 가치에 공감하는 단골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종종 상주 바깥 구미, 대구에서 예약한 피자를 받으러 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건강한 제철 먹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 공감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도 보람을 갖고 피자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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