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2022 대통령 선거 농정공약 토론회 - 주제발표

농정공약으로 비교해 본 대통령 후보들의 ‘농업관’

[발제] 최덕천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 입력 2022.02.20 18:00
  • 수정 2022.02.20 21:40
  • 기자명 원재정·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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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김한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 국회에서 ‘2022 대통령 선거 농정공약 토론회’가 열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본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전환의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농정방향을 공약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덕천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이 농정공약을 비교·분석해 발표했고, 전문가와 농민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농정전반은 물론 분야별(탄소중립·친환경농업·청년농민·여성농민 등) 의견을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이전 대선보다 현장의 요구가 담겼다는 점에선 ‘진일보’했으나, 3농(농업·농촌·농민)의 위기를 전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진보당 농정공약 담당자들도 참석해 각 당이 중점을 둔 농정공약 분야를 비롯해 후보자들의 농업에 대한 진심을 전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정리 원재정·김한결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최덕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정개혁위원장이 지난 14일 열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진보당 대선후보들이 내건 농정공약에 대해 비교, 평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최덕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장이 지난 14일 열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진보당 대선후보들이 내건 농정공약에 대해 비교, 평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발제] 현장에서 제안한 농정공약 다양하게 수용한 건 ‘진일보’

 최덕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장

최덕천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최덕천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대통령의 농정공약은 매우 중요하다. 농정은 농민은 물론이고 농식품을 소비하는 모든 국민들의 식량권·생명권, 국민경제의 자주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그간 시민·농민단체들이 논의해 제안한 공약들을 다양하게 수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구체적으로 대선 후보들의 농정공약을 농업·농촌·농민 영역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분화해 비교해 봤다. 먼저 농업 영역 농가소득안정 부분을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밀·콩)식량안보 직불제 △1인당 100만원 이내 농어촌주민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농가당 평균 직불금 500만원 △선택형직불(청년&식량안보·탄소중립 등) 도입,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농어민 기본소득 월 30만원 △공익형직불제 확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선택형 직불제 다양화 △직불금 농가비중 10%,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농민수당 월 150만원 지급 등을 발표했다.

각 공약을 보면, 기본소득·공익직불·농민수당 등 용어 뿐 아니라 내용도 약간씩 달라 유권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고령농에게 은퇴직불금 주겠다는 윤석열·이재명 후보 공약은 실제 농업경영자 평균 연령이 66.1세로, 70세 이상 현역 농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 비워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업 영역의 중요한 공약에 농업예산 문제도 있다. 이재명·심상정·김재연 후보 모두 ‘전체 예산의 5%’를 약속했다. 식량자급률은 김재연 후보가 가장 높은 100% 목표치를 밝혔고 뒤를 이어 이재명 후보 60%, 심상정 후보는 30% 공약에 법제화, 안철수 후보는 목표수치로 30%를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농지 투기 근절 문제도 관심도가 높아 각 후보마다 차이를 두고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재명 후보는 농지전수조사(임차농 보호)를, 윤석열 후보는 적정 수준 농지확보·농지정보시스템 일원화 선에서 그쳤다. 심상정 후보는 경자유전·비농업인 농지소유 제한·농지총량제, 김재연 후보는 비농민 농지소유 금지·농지 90% 농업진흥지역화·농지전수조사, 농지임대차 신고 의무화·마을 농지관리위원회 운영 등 경자유전을 강조한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의 농지관련 공약은 확인할 수 없었다.

탄소중립과 직접 연관이 된 친환경농업 공약은 이재명 후보가 전체면적의 20%·논농업부터 친환경유기농업 전환·경축자원순환농업·통합양분공공관리를 제시해 구체화했고, 윤석열 후보는 친환경저탄소농업 조기정착·학교 등 친환경 농산물 급식확대 등 기존 농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상정 후보는 목표를 30%로 높이고 소규모 농축수산물의 가공산업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후보는 친환경 농업직불금 인상·논농사 친환경농업 전환, 김재연 진보당 의원은 친환경 농업 실현이라는 선언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GMO 관련 이재명·윤석열·심상정 의원이 ‘완전표시제’로 같은 공약을 냈고,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GMO농산물 금지를 약속했다.

민관거버넌스 관련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직속 기본소득위원회(농어촌주민 기본소득) 설치, 윤석열 후보는 농민전용 국민청원제 도입, 안철수 후보는 국가단위 친환경농업연구소 설립을 주장했다. 반면 심상정 후보는 농특위 상설화 및 권한 강화·농정 조직 개편·농어업회의소 설치 등을, 김재연 후보는 공공농업실천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촌 영역을 확인해 보면, 농촌개발 부분에 이재명 후보는 농촌재생 뉴딜(300개 읍면)·마을공동체 주도 에너지자립마을 설치를, 윤석열 후보는 농산촌 태양광 사업 가이드라인 추진, 심상정 후보는 주민주도 농산어촌신재생에너지 집중육성, 안철수 후보는 농촌융복합산업 지원, 김재연 후보는 농어촌과 공동체 파괴 없는 에너지자립 공영화를 내걸었다. 코로나19로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당에서는 광역인력중개센터·외국인 노동자 고용지원을 공통적으로 내세웠고, 이재명 후보가 밭농업 기계화율 제고를 추가했다. 

복지분야는 후보들이 ‘마을 주치의’ 제도 도입을 공통으로 포함시켰으며 이재명 후보가 취약계층 먹거리 긴급부양제·여성 특수건강검진 및 임산부와 어린인 과일간식 등 먹거리돌봄 분야를 추가했고 윤석열 후보 역시 취약계층 친환경농산물 공급 등 긴급 먹거리 부양을 공약에 넣었다. 심상정 후보는 이 외에 농산어촌 정주개선·공공버스 공약을, 안철수 후보는 농어촌형 교육·육아 정보 교육 예산 확대를, 김재연 후보는 저출산 고령화 대응예산을 5조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예산 범위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농민영역의 공약은 영농후계자 인력 문제가 단연 앞선다. 이재명 후보는 5만명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여성농업인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한 중앙지원센터, 청년농 원스톱 지원체제 등이 눈에 띄고, 윤석열 후보는 3만명을 육성하되 전담부서, 공공농지와 주택을 우선배정하며 청창농 자금 확대를 내세웠다. 심상정 후보는 여성농어민과 이주농어민의 권리보장에, 안철수 후보는 청년농과 노령농 상생농업프로그램 운영을, 김재연 후보는 30만명의 청년농민 육성 목표를 세워 정착지원금 3억원을 일시지급, 농민등록제 전환 등을 강조했다.

이상과 같이 각 당의 공약을 범주별로 비교해 봤는데, 공통점이라면 농가소득 안정화, 농촌소멸 대응, 사회서비스 확충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농정철학이 빈약한 나머지 공익적 가치나 농정 틀 혁신보다 산업적이고 미시적 접근에 그친 한계가 있다. 청년농 육성을 한 뒤 지속적인 영농정착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도 없이 고령농 구조조정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도 보인다.

아울러 공약을 혁신성·체계성·실현성으로 분석해 보면,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농정실패를 거울삼아 전반적으로 농업기반 확보를 위한 가치성 있는 공약이 많았다. 또 현장 농민들의 제안을 많이 받아 영역별·분야별로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도 전반적으로 공약내용은 좋은 편이나 목표치가 불분명해서 공약의 가치성을 낮추고 있다. 농정비전과 세부전략의 체계성이 약한 것도 지적하고 싶다. 식량자급률 상향을 위한 예산편성 의무화는 상당히 중요한 지적인데, 상향 목표치가 없어 아쉽다. 심상정 후보는 19대 공약과 유사한 공약이 더러 있는데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할 내용들이라고 평가된다. 농협개혁과 남북농업 교류 공약은 타 후보들과 차별화 돼 있다. 안철수 후보는 농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도가 제대로 나타나 있지 않은 한계가 명확하다. 김재연 후보는 농민 입장의 농정공약을 잘 준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타 후보에 비해 혁신적이라 할만한데, 비현실적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대선 때마다 농정공약 분석을 반복해보지만 좋은 공약과 공약 실천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농정공약 이행률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 우리 시대를 '문명전환기'라고 말한다. 농업문제를 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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