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찾는 서울 아이들, 그 이유는?

농촌유학, 인구 유입 도모해

소규모학교 특색 살린 공교육

  • 입력 2021.07.18 18:00
  • 수정 2021.07.18 18:12
  • 기자명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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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

삼기초등학교는 지난 1월 서울 학부모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농촌유학 및 빈집 리모델링 현황을 설명하는 농촌유학 설명회를 했다.삼기초등학교 제공
삼기초등학교는 지난 1월 서울 학부모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농촌유학 및 빈집 리모델링 현황을 설명하는 농촌유학 설명회를 했다.삼기초등학교 제공

전남의 소규모학교 66개교가 서울 학생들을 받아 소규모학교와 지역사회에 닥친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지난해 12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전남농산어촌유학(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유학은 서울지역 학생들이 농촌에 소재한 학교로 6개월간 전학 와 농어촌지역 소규모학교에서 교육받고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1학기 81명의 서울지역 학생들이 전남지역의 학교에 다녔고 이 중 55명은 농촌유학 생활 연장을 신청해 2학기도 전남에서 수업받는다.

농촌유학프로그램은 소규모학교 학생수 확보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라남도 곡성군에 있는 삼기초등학교(교장 김현숙)에는 지난 1학기 1·3·6학년에 서울에서 3명의 전입생이 들어왔다. 삼기초는 학생수가 32명으로 자칫 몇 년 안에 복식학급으로 운영될 여지가 있다. 이에 학생수 확보의 계기를 만들고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상무 삼기초 교무부장은 “(한 학기 동안 농촌유학을 운영해보니) 아이들이 서울에서 전입해 학급수에 도움이 됐다”라며 “인원이 적은 학급은 1~2명으로 구성되는데 인원이 적을 때보다 아이들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농촌유학은 지역사회의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 교무부장에 따르면 “전입해 온 학생의 학부모가 유튜브를 하고 있는데 영상에 관광지를 다니는 내용이 담겨 지역홍보 효과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전학생 가족이 리모델링된 빈집에 가족체류형으로 지내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될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삼기초에는 소규모학교라서 지닌 공교육 측면의 강점이 있다. 학급당 인원수가 많은 서울의 경우 코로나19로 교과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고 전면등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기초는 인원수가 적어 1학기 내내 정상적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할 수 있었다. 또 한 반이 4.3명 정도로 구성돼 교과수업 진행 시 맞춤형 개인지도가 가능한데 이 또한 소규모학교의 장점이다.

삼기초로 유학해 온 세 학생들은 2학기까지 전학 기간을 연장하고 지역사회와 자연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나갈 예정이다. 삼기초 전입생들과 학부모는 곡성군이 주력하는 숲에서의 체험프로그램 외에 다양한 문화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다. 한 교무부장은 “서울에서 경험하기 힘들던 자연친화적 교육이 학생들 정서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농촌유학프로그램에는 전학생 가족이 지낼 숙소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 농촌유학 시 제공되는 숙소 일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빈집 정비를 거쳐 제공된다. 이에 농촌유학에 참여하는 학교로 거주 여건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오지만 학교 차원에서 지자체의 빈집제공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워 제대로 된 안내를 하기 어렵다. 한 교무부장은 “지자체에서 몇 집 정도 여유가 있고 몇 군데 (체류 가능한) 집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삼기초의 경우 집이 한 가구만 확보돼 있어 더 많은 새로운 전학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처럼 체류할 공간이 넉넉히 지원되지 못하는 점도 개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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