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소리에 살아나는 농촌

  • 입력 2021.07.18 18:00
  • 수정 2021.07.21 09:42
  • 기자명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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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

지난 9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위치한 대황강 생태탐방로에서 진행된 생태교육에서 죽곡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숲에 서식하는 곤충을 위해 나뭇가지와 솔방울 등을 이용해 만든 집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한승호 기자
지난 9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위치한 대황강 생태탐방로에서 진행된 생태교육에서 죽곡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숲에 서식하는 곤충을 위해 나뭇가지와 솔방울 등을 이용해 만든 집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한승호 기자

마을이 작아지면 학교도 작아지고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도 사라진다.

농촌인구 감소와 더불어 농촌지역 어린이 수는 급감하고 도·농 어린이 수는 양극화됐다. 1980년 약 1,600만명이던 농촌지역(읍·면·벽지) 인구는 2019년 약 970만명이 됐다. 1980년 초등학생 인구는 도시지역(특별시·광역시·시) 약 292만명, 농촌지역 약 258만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도시지역 약 226만명, 농촌지역 약 48만명으로 도·농 초등학생 수가 확연히 벌어졌다.

농촌 과소화로 늘어난 작은 학교들은 점차 복식학급이나 순회교사를 운용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충청남도의 소규모학교에서 근무하는 A 교사는 “규모가 작은 학교면 아무래도 과밀학교 선생님보다 업무량이 많아 수업 준비할 시간이 빠듯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제주도 읍·면 작은 중학교에 교사가 부족해 순회교사 비율이 75%까지 육박하는 학교들도 존재한다며 △교과 수업의 질 저하 △교사의 부재로 인한 안전사고 등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농촌지역 교육 만족도는 이농 사유로 작용하기도 한다. 2019년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농어업인 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령기 자녀를 둔 40대 응답자 18.2%가 자녀교육을 위해 이농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도시에 비해 농촌은 공교육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농촌학교 교육의 질 저하는 더욱 치명적이다.

교육부는 농촌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통폐합으로 돌파하고 있다. 1982년부터 교육부는 교육의 질 저하와 재정 운영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2009년부터는 ‘적정규모학교 육성’이라는 이름의 정책으로 본교 통폐합, 분교장 폐지 등을 이뤄낸 시·도 교육청에 20억원, 10억원 등의 재정적 지원을 하며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82년부터 2015년까지 이렇게 통폐합한 초등학교는 5,053개교에 달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에는 지역공동체 붕괴 문제가 뒤따른다. 교육부는 총 학생수가 60명 이하인 읍·면·도서·벽지지역 초등학교에 통폐합을 권고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학교가 2018년 발행된 '인구절벽 시대 교육정책의 방향 탐색'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 49.1% △강원 47.6% △경북 44.2%다. 가속화하는 농촌인구 감소추세에 농촌지역 학령인구 감소 역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어촌 마을에서 ‘학교’는 상징적인 의미다. 박진숙 죽곡농민열린도서관장은 “2012년 학교가 없어졌던 목사동초등학교 주변은 젊은이가 모이지 않아 지역이 침체됐다”라며 “학교는 단순히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활력을 낳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은 농촌학교가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의 정신적·문화적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통폐합만이 해법이 아니라는 교육·농업계 전문가 의견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지역공동체와 시·도 교육청은 농어촌학교 특색프로그램이나 작은 학교 육성 정책 등을 내놓고 농어촌학교 활성화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농어촌지역 소규모학교들이 시도하고 있는 교육을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농촌학교를 위한 방안을 들여다본다.

※ 알립니다 ※

본문 여덟 번째 단락 내용 중 '조례상 면·도서·벽지지역에서 소규모 초등학교로 분류되는 기준'은 '교육부는 총 학생수가 60명 이하인 읍·면·도서·벽지지역 초등학교에 통폐합을 권고'로 해당 내용을 수정하였기에 이를 알려드립니다.

또 6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가 △전남 49.1% △강원 47.6% △경북 44.2%라는 수치는 한국교육개발원의 2018년 보고서 '인구절벽 시대 교육정책의 방향 탐색'의 분석을 참고했기에 본문 중 출처를 첨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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