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교로 꿈꾸는 지역활성화

학교-마을 연계한 생태·지역문화 교육 인기

마을학교 통해 함께 성장하는 학생과 주민

  • 입력 2021.07.18 18:00
  • 수정 2021.07.18 19:05
  • 기자명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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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

지난 9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위치한 대황강 생태탐방로에서 진행된 생태교육에서 죽곡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숲에 서식하는 곤충을 관찰하고 있다.한승호 기자
지난 9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위치한 대황강 생태탐방로에서 진행된 생태교육에서 죽곡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숲에 서식하는 곤충을 관찰하고 있다.한승호 기자

“봄에 봤던 갓잎은 어땠어? 컸어, 작았어?”

“잎이 뾰족뾰족하고 컸어요!”

지난 9일 진행된 ‘태황강생태탐방’ 수업에 참여한 죽곡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여러 식물·곤충·물고기를 만져보고 채집하며 자연과 교감했다. 이날 수업은 마을학교 선생님인 박진숙 죽곡농민열린도서관장이 진행하며 지역 환경의 가치를 전달했다. 이 수업에서 죽곡초 교사들은 아이들 인솔 보조를 맡았다.

곡성군은 전남혁신교육지구로 지정돼 학교-마을-교육청 등이 연계해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노력 중이다. 이날 진행된 태황강생태탐방 수업은 마을학교 선생님이 주도하는 죽곡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의 일부다.

김미행 죽곡초 교사는 “저학년 아이들은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게 어려운데, 생태수업을 하며 작은 동식물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법을 배워 친구들을 대할 때도 이런 태도를 적용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죽곡 주민자치회는 죽곡초등학교와 연계해 △태황강생태탐방 △학교생태텃밭정원가꾸기 등의 생태교육과정을 진행하는 한편, 마을 교육자치활동으로 △죽곡문화유산 탐사대 △달려라큰손부엌 △도예 배움터 △토란도란마을축제 등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죽곡 주민자치회는 마을교육으로 ‘농’과 ‘지역’의 가치를 아이들에 전달하는 목표가 있다. 죽곡초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등·하교하는 등 막상 마을과 상호작용 할 기회가 적다. 박 관장은 “작은 학교 아이들에게 지역에서의 삶에 대한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텃밭가꾸기나 죽곡문화유산탐사대 마을기자 활동은 죽곡면의 문화를 배울 계기가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마을 교육에 관심 많던 귀농자 중심으로 처음 시작한 죽곡 주민자치회는 이제 남녀노소 다양한 지역민이 구성원이 돼 마을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인 주민자치위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박 관장에 따르면 마을의 여러 의제를 함께 논의하고 기획하며 아이들은 일찍이 민주시민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마을학교는 단순히 학교 교육의 보조가 아니다. 박 관장은 “교육자로 나선 마을 주민의 성장에도 관여한다”라며 “농약을 써 토란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가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려다 보니 친환경 농사와 자연 재배를 고민하고 수업에는 토종토란을 구해오셨다”라고 회상했다.

다만, 지자체에서 지원받는 주민자치사업비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관장은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필요한 비용은 주민자치사업비에서 편성하는데 강사비 정도 말고는 수업에 수반되는 재료비나 인건비가 동반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두 번 정도야 봉사 개념으로 생각해 인건비를 안 받겠지만 보상이 계속해서 없으면 교육을 지속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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