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지원비가 평당 2천원? … “2만원은 돼야”
폐업지원비가 평당 2천원? … “2만원은 돼야”
  • 박경철 기자
  • 승인 2019.0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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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사람 한두 명 드나들 공간을 제외하곤 팔지 못한 채 보관해 놓은 아로니아 상자가 빽빽이 쌓여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 서천군 서면에서 아로니아 농사를 짓고 있는 최향숙씨가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아로니아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사람 한두 명 드나들 공간을 제외하곤 팔지 못한 채 보관해 놓은 아로니아 상자가 빽빽이 쌓여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 서천군 서면에서 아로니아 농사를 짓고 있는 최향숙씨가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아로니아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평당 2,000원.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로니아를 뽑아내는 폐업지원비로 제시한 금액이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로니아 과원정비지원 사업 시행지침’을 지난달 22일 긴급히 전국 지자체에 하달했다. 정부가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해 6월 농식품부가 아로니아를 FTA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에서 제외한 가운데 농가들이 부당함을 호소하며 부지런히 발품을 판 결과다.

아로니아 농가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1월 농식품부 앞 집회, 12월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면담 등에 이어 지난달 24일 청와대 앞까지 진출했다. 이들은 실질적 피해보전 대책을 촉구했지만 돌아온 건 턱없이 부족한 폐업지원금 뿐이었다. 나무값은 고사하고 작업비도 되지 않는 금액이라는 게 농가들의 목소리다. 농식품부의 이번 지침이 졸속행정이라고 비판받는 까닭이다.

농식품부 지침엔 ha당 600만원이라는 지원비가 적혀 있다. 언뜻 보면 큰 금액이다. 하지만 이를 평수(3.3㎡)로 환산할 경우 1평당 2,000원에 불과하다. 농민들 대다수가 “그게 지원이냐”며 폐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원 비용이 문제다. 지침에선 대상농가를 300평 이상으로 제한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60만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이는 포크레인을 하루 대여하는 비용에 불과하다. 또한 100~200평의 소규모 농가는 지원조차 막혀있다. 게다가 임차농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마저도 800ha로 한정했다.

가격폭락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폐업을 해도 문제다. 지원을 받을 경우 3년 동안 사과·배·포도·만감류·복숭아·단감 등 주요과수는 식재할 수 없도록 제한해서다. 주요과수가 아닌 품목이나 엽채류·과채류를 재배해야 한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농사라 수익을 장담할 수 없고, 주요과수를 재배하려면 3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렇게 주요과수를 식재해도 또 3년은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다. 자그마치 6년 동안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농가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아로니아 농가들은 적어도 폐업지원비가 평당 2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TA로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농식품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않는 상황에서 폐업지원비라도 현실화하라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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