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태풍 ‘솔릭’이 진로를 확정하고 제주도에 상륙한다는 시간부터 우리 모두는 정말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늘만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초조함이 절정을 이루던 그날 태풍 ‘솔릭’의 공포로 밤새 뉴스특보를 보며 불면의 밤을 보내고 서서히 긴장이 풀려 눈이 감길 즈음 요란스레 전화벨이 울렸다.장수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시는 생산자다.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진정하며 전화를 받자, 다행히 생각보다 목소리가 밝았다.“이 대표님 이제 지나간 것 같은데요. 좀 낙과가 지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피해가 큰 것 같지는 않습니다.”“아! 정말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가수 이선희의 대표곡 ‘인연’이라는 가사처럼 취한 듯 만남은 짧았지만 마음속에 자리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쌀생산자협회 김영동 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이번 일본연수가 나에게 그러하다. 농민들과 함께하는 연구소의 연구원으로써 나는 특히 ‘쌀’과 관련된 인연이 깊었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의 일본연수는 대한민국의 쌀을 책임지고 있는 멋진 농민들과 더욱 깊은 인연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우리가 방문한 곳은 일본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아이치현과 시즈오카현 일대였다. 쌀
이팝나무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먼데서보면 하얀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놓은 듯 보여서 이름이 그렇게 되었다죠. 배고픈 민중들의 함원이 만들어낸 이팝나무는 의장님이 돌아가신 그즈음에도 활짝 피었더랬습니다. 당신의 뜻하지 않은 죽음과 활짝 핀 이팝나무의 모습을 연결 시키는건 , 나의 소심함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그래선지 이팝나무꽃이 더 탐스럽게 보이는 땅끝으로 가는 길을 달려 해남군 마산면 은적사길 외진 산속에 의장님의 꿈과 희망을 담았던 옛집을 찾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관리를 하지 못한 탓인지 마당에는 풀이 무성하고 의장님이
어느덧 가을이다. 농민들에게 이 가을은 노랗게 고개 숙인 나락을 거두는 결실의 계절이다. 지난 계절 동안 참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2013년부터 쉬지 않고 떨어진 쌀값은 여전히 20년 전 가격인 채로 농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게 폭락한 쌀값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뚜렷한 정책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며칠 전 발표된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2018년도 정부예산안은 2017년 400조5,000억원에 비해 7.1% 증가한 429조원의 슈퍼예산이 확정됐다고 한다. 그에 반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보다 0.04%, 아주 미미하게 증가된 수준에서 그쳤다.뿐만 아니라 국가전체예산에서 농식품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95년 농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수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해 왔지만 6~7단계에 이르는 도매시장의 복잡한 유통단계는 축소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유통구조가 마치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정부가 법으로 정해 강제한 것이다. 정부는 1976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통해 현재의 농산물 유통구조를 직접 만들었다.법이 정한 공영도매시장의 거래원칙은 도매시장법인의 수탁판매를 강제하는 의무상장제도다. 그동안 상장경매를 통해 거래의 공정성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나 유통비용이 과다하고 가격변동성에 따른 산지 중간상인의 투기적 행위가 근절되지 않을 뿐더러 물류효율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지나친 규제로 인해 유통주체 간 경쟁부재와
현재 국내 축산업은 FTA체결로 인한 국제무역개방, FMD 등의 질병발생, 축산정책 강화 등으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축산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화된 우수한 품질을 만드는 것이다. 고품질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량’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개량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인내가 필요하다.그렇다면, 개량은 어떻게 해야하는가?개량의 첫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하고 근친을 방지하기위한 등록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한 가축에 대한 외모심사(선형심사)를 통해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선거에서 두 가지 주목을 끄는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Big data 기법이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을 쉽게 설명해 주는 계기가 된 것으로 느껴졌다. 또 하나는 2차대전 이후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더욱 심화될 것 같았던 자유무역체계의 변화이다. 지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켜 왔으나 산업과 시장을 왜곡시켜 왔고, 노동집약적 산업인 농업을 상대적으로 소외시켜왔다. 그러나 기후변화, 고령화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4차 산업은 농업의 규모화 및 기업화가 가속화되는 계기로 작용하여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농업도 4차 산업 혁명의 흐름에 미래 국가발전의 핵심 산업으로 농업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팜 확산, 관광
가을철만 되면 해마다 AI가 찾아와 양계농가에 막대한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 2003년에 AI가 국내에 최초로 발생한 이후 13년이 흘렀지만 발생주기가 잦아지고 바이러스형도 바뀌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그동안 방역당국이 지속적으로 예찰은 실시했지만 막상 발생자체를 막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발생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확산을 방지하려 노력을 했으나 그 순간이 지나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국내에는 한 건도 인체감염이 없었지만 만약 인체감염 사례가 나타난다면 우리 가금 산업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AI는 국가적인 재난으로 축산농가에는 정신적 피해와 물질적 피해를 주고 국가적으로도 수백억씩 국고를 낭비하게 된다. 또한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
통상적인 축산은 농가가 자기 책임 하에 어린 가축과 사료를 구입하여 자가 소유의 축사에서 사육한 후 시장에 내다 파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육계는 90% 정도가 수직 계열화방식으로 사육되고 있다. 즉, 육계 계열업체(닭고기 생산 전문 업체)가 병아리, 사료 등 생산자재를 계약사육 농가에게 제공(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맡김)하면, 계약사육 농가는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축사와 노동력을 이용해 닭을 키운 뒤 회사의 요구에 따라 출하하고 사전에 정한 사육보수(사육수수료)를 받는 것이 수직 계열화 방식이다. 현재, 전국에는 HR, CB, DW 등 50여개의 계열업체가 성업 중이지만 그동안 육계 계열화사업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핵심 문제는 생산자재의 품질문제와 육계 사육 농가가 닭을 키워준 댓가로 받는
언제부턴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하천은 찾기 힘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더불어 장기 가뭄으로 강과 하천에 수질오염이 심해지고 여름에는 녹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물을 오염시키는 물질, 오염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가정하수, 공장폐수 등 일정한 지점에서 유입되는 점오염원이며 나머지는 도로, 농경지 등 불특정지역에서 비가 올 때 흘러들어오는 비점오염원이다. 2015년도 주요 농업용수원 975개소의 수질측정망조사결과에 따르면 호소 수질기준 Ⅳ등급(약간나쁨)을 초과하는 곳은 23%이며 주요 오염원은 토지계 49%, 생활계 27%, 축산계 24%로 분석되었다. 농어촌지역의 비점오염원인 토지계와 축산계는 저수지의 수질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농경지에 살포되는 퇴·액비
쇠고기이력제는 소가 태어날 때 개체식별번호가 표시된 귀표를 부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번호를 기준으로 사육·도축·식육포장·판매에 이르기까지 이력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관리하는 제도다. 각 단계별 정보를 이력번호를 통해 공유하는 대표적인 정부3.0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통해 구제역과 같은 가축질병 발생 시 효과적 방역을 위한 이력추적과 관리가 가능하고, 소비자에게는 쇠고기를 구입할 때 원산지와 등급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국내산 쇠고기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송아지의 귀표 부착 업무는 2009년 쇠고기이력제 본사업 이후 지역축협 등 위탁기관에서 농가에 직접 방문하여 부착하는 형태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쇠고기이력제의 안정적 정착으로 농가의 자발적인 참여와 책임의
지난해 말부터 농협법 개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내년까지 중앙회와 경제지주가 완전히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농협법 개정이 올해 안에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이번 법 개정 과정에서 여타의 법조문들을 손 보려는 것이다.지난달 말경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법 개정 입법 예고에 앞서 정부안을 농협중앙회에 보냈다고 한다.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듣고자 함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내부적으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아마도 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대한 특례조항 폐지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대외적으로는 개정안이 공개되지 않아 농민들은 전혀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2011년 농협법이 개정돼 2012년부터 시행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