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만큼은 안전할 줄 알았는데….” 이달 초 만난 한 친환경농가는 수확할 때를 놓쳐 갈아엎은 밭을 보며 뒷말을 흐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전 국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그에 따른 여파에서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친환경농가도 예외일 순 없었다. 정부는 개교를 거듭 연기하더니 지난 9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온라인’이라는 말은 학교급식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말과 같았다.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게 학교급식은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였다.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여섯 번. 농업경제를 전공한 스무 살 초반부터 지금까지 투표한 횟수로, 적지 않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지방 선거까지 모두 빠짐없이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일은 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떤 목적이나 생각을 가지고 투표했다’라기보다 의무라서 한 것 같다.오는 15일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농업 전반에 대한 이슈·정책 그리고 매년 수급 실패로 밭을 엎는 농가 상황 등 ‘살아있는 농업’을 다루는 농업 전문지 기자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당 및 국회의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던 지난 3월 초쯤 신문방송업계도 위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점은 유력 언론들의 경우 사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방송이나 발행이 중단되는 상황이 생길 것을 두려워한 반면, 이쪽에서는 지면을 채우기 어려워 축소 발행하는 것을 고민했다는 것이다.농업전문지들 기사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출입처들의 각종 행사나 일정이 끊겨 기사를 내기 어려워졌다는 게 이유다. 의구심이 피어난다.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은 이 정보들, 세상에 내놓지 못한다 해서 과연 아쉬워할 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추진 중이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캠페인으로 외출을 최소화하는 까닭에 소비가 상당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식으로 계약 재배된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판로 자체가 사라져 폐기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이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만들어 진즉 판매를 완료한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도지사가 직접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감자파는 도지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사회운동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심한 욕 중 하나가 ‘교조주의자’다. 좋다고 여겨지는 사상이나 사례를 자기 줏대 없이, 자기네 지역 형편에 맞지 않게 그저 절대적 진리인 양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통 교조주의자라 한다.왜 굳이 교조주의 얘기를 하냐 묻는다면, 푸드플랜 때문이다. 지금 푸드플랜을 추진하는 많은 지자체들의 ‘절대적 진리’가 있으니, 바로 전북 완주군 사례다. 물론 완주군 사례는 성공적이었고 모범이 될 만하다. 이에 상당수 지자체가 완주군 모델을 ‘벤치마킹’하려 한다. 전국 각지의 공무원들이 완주를
21세기 대한민국에 이런 노조도 있었다. 조합원들이 일 15시간 주 6일 육체노동에 허덕이는 동안 조합 지도부는 종신집권 체제를 구축하고 고급세단에 개인기사, 월 600만원의 판공비, 친인척 간부 채용의 권세를 누렸다.참다 못한 조합원들이 민주화 깃발을 들어올리자 수세에 몰린 지도부는 조합을 해산시켜버렸다. 사실상의 위장해산으로, 조합 민주화를 백지화하고 주도세력을 축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조합 해산을 의결하던 날, 지도부는 반발하는 조합원들을 경비용역으로 저지하고 밀실에서 결정을 내린 뒤 “승리했다”며 기뻐했다.조합원들이 굴하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림축산식품부의 밀실행정은 어제오늘 문제가 됐던 사안이 아니다. 주요사안을 논의하는 회의는 거의 비공개로 진행되며 확정된 계획조차 좀체 공개하지 않는다.농식품부는 회의 내용의 비공개를 요구하는 서명을 참석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한 전문가는 “정보를 공개해도 문제가 안 되는데 밀실에서만 하려는 게 안타깝다. 그러다보니 농가가 정부를 불신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농식품부 과장급 공무원은 “비공개 회의의 첫 번째 장점은 한 번 걸러진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팩트에 기초하지 않은 정보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농협이 농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 막중해서일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기대감을 안고 취임사를 통해 ‘농토피아(農+Topia) 구현’이라는 향후 농협중앙회 운영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 구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전임 회장인 김병원 전 회장의 임기 4년을 관통하는 열쇠 말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이었다면, 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진행이 되고 있는 모양인데 소리가 전혀 안 나오네.” “직원한테 소리 좀 켜달라고 해봐요.” “뭔 말인지 하나도 안 들려서….” 제24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선거가 열린 지난달 31일 농협중앙회 본관 2층에 마련된 임직원 대기실에 모인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던 이야기 중 일부다.대기실엔 선거가 진행 중인 1층 대회의실 장면이 모니터로 생중계되고 있었으나 음성은 일절 끊긴 채였다. 10명의 후보들이 정견 발표를 하는 내용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고 두 손을 치켜들거나 무릎 꿇어 절을 하는 후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휴게소 등지서 이를 판매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해당 프로그램은 1월 29일 현재 기준 7회분이 방송됐고 그간의 파일럿 방영분까지 포함해 복숭아 흠집과와 못난이 감자, 태풍 피해로 판매·저장 등 난관에 봉착한 사과,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마늘, 만성 소비부진을 겪고 있는 한돈·한우 비선호 부위 등 다양한 농축산물을 활용해 색다른 메뉴를 선보이며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방송이 매주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는 만큼 방영된 농축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대구의 활주로를 농촌으로 옮기는 문제로 의성군과 군위군 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전후보지를 주민투표 결과로 결정한다는 정부의 방침은 양 지역이 투표율과 찬성률에서 상대를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결과를 불렀고, 온갖 깨끗지 못한 행태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판국이다. 합법·불법의 여부를 떠나, 일개 지자체가 어디서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인 600억원의 포상 계획은 국민 누구도 곱게 봐 줄 리 없는, 최소 ‘도의적으로’는 부정한 세출이다. 그러나 이런 행태가 드러나기 전부터 이미 의성과 군위 두 지자체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언젠가 유난히 일이 고되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간 적이 있다. 다음날도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해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혼자가 아닌 남편이나 아이가 있는 상황이라면? 지쳐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칭얼대거나 집안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진저리를 치며 상상을 중단했다.머지않아 상상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됐다. 여성농민의 일상을 취재하며 매우 비슷한 상황을 곁에서 보게 된 것이다. 취재차 만난 ㄱ씨는 농민이자 세 아이의 엄마다. 그녀의 하루는 동이 트기도 전에 시작돼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