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주 목요일 밤 ‘예능의 힘’

  • 입력 2020.02.02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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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휴게소 등지서 이를 판매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1월 29일 현재 기준 7회분이 방송됐고 그간의 파일럿 방영분까지 포함해 복숭아 흠집과와 못난이 감자, 태풍 피해로 판매·저장 등 난관에 봉착한 사과,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마늘, 만성 소비부진을 겪고 있는 한돈·한우 비선호 부위 등 다양한 농축산물을 활용해 색다른 메뉴를 선보이며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방송이 매주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는 만큼 방영된 농축산물의 매출액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어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농업전문지 기자로서 방송이 음식 메뉴 개발·판매를 넘어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민의 고충을 현장 가까이에서 전달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관심과 공감대 형성까지 이끌고 있단 점에 관심이 갔고, 농업·농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예능 방송이지만 지난해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농민의 어려움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이를 함께 헤쳐 나가려는 노력까지 선보이는 만큼 관계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보다 나은 것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정부의 농정 패싱 기조에 견줘 “단순히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물 소비 촉진과 인식 개선을 목표로 농어민에 희망을 주고 시청자에게 국산의 힘을 알려주고자 한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가히 감동적으로까지 느껴졌다.

사실 지난해 유례없이 잦았던 태풍과 그로 인한 농민들의 고충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 게다가 현장의 농민들은 정부가 대외적으로 선전한 수급조절 및 피해보전 정책을 제대로 체감할 수 없었고 지나간 출하시기와 더불어 판매·저장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이후의 농촌 현실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몇 주간 포털 사이트 메인까지 장식했던 양파·마늘 과잉생산 및 가격폭락도 시간이 흐르며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갔고, 이러한 무관심은 정부의 불통행정과 때늦은 부실 대책에 면피 기회로 작용했다.

이에 개인적으론 방송 개편 전까지의 단발성 대책에 불과할지언정 관심이 거둬진 농촌 실정에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장 어려움을 미력하게나마 해소할 수 있단 가능성을 내비친 매주 목요일 밤 ‘예능의 힘’이 오래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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