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지역에 이로운 ‘참발효 먹거리’, 시민과 만나다

내일의식탁 주최 참발효어워즈 2024 성료
처음으로 ‘시민이 뽑은 특별상’ 시상 진행

  • 입력 2024.02.26 19:55
  • 수정 2024.02.27 09:46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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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린 ‘참발효어워즈 2024’의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린 ‘참발효어워즈 2024’의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연과 지역, 사람에 이로운 발효식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주인공인 국내 유일의 시상식, ‘참발효어워즈’가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24일 내일의식탁(이사장 김원일) 주최, 참발효어워즈 운영위원회 주관, 농협경제지주·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마사회 후원 ‘참발효어워즈 2024’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렸다. 올해 참발효어워즈에선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탁주·목장치즈 등의 품목에서 총 23개 제품(대상 20점, 시민이 뽑은 특별상 3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시상식의 변화점을 살펴보면, 우선 장류 부문에선 기존의 간장·된장·고추장 외에 청국장 부문 시상이 시작됐다. 또한, 총 152명의 ‘시민 맛 평가단’이 블라인드 테스트로 맛을 평가한 뒤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긴 제품 3점에 주는 ‘시민이 뽑은 특별상’이 신설된 것도 큰 변화다.

참발효어워즈 대상 심사 과정에선 시민 맛 평가 단계를 거친 뒤, 각 품목별로 전문가 심사단 5명을 구성해 관능평가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각 제품들의 △환경 보전성 △지역농업과의 연계성 △전통문화 계승 여부 △지역사회 기여도 △공동체 가치 실현 수준 등을 살펴 수상작을 선정했다.

참발효어워즈 2024의 부문별 대상 수상작을 보면, 장류 중 간장 부문에선 △무량수 전통 국간장(경북 영주 만포농산) △서분례명인 전통간장(경기 안성 서일농원)이, 고추장 부문에선 △무량수 전통 고추장(만포농산) △방주품 보리고추장(경북 울진 방주명가) △옹고집 전통고추장골드(전북 군산 옹고집) △홍주팥고추장(충남 홍성 홍주발효식품)이, 된장 부문에선 △무량수 전통 된장(만포농산) △방주품 된장(방주명가) △콩두리 전통시골된장(경기 김포 콩두리)이 수상했다.

탁주 부문에선 △두두물물 탁주(경기 용인 수블가) △서촌막걸리15(서울 은평 온지술도가) △숨은골탁주(전북 완주 공동체공간 수작) △임진강쌀막걸리(경기 파주 평화마을양조장) △지란지교탁주(전북 순창 친구들의 술 지란지교) △화전일취12(강원 춘천 지시울)가 대상을 받았다.

목장치즈 부문에선 △곽수정 스트링치즈(전남 영암 지원목장) △살루떼 고다치즈(전남 영광 미르목장) △살루떼 체다치즈(미르목장) △삼민목장 자연숙성 고다치즈(경남 함양 삼민목장) △지원목장 자연숙성치즈(지원목장)가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처음 도입한 ‘시민이 뽑은 특별상’ 수상 제품엔 △콩이랑상걸리 한식된장(된장, 강원 춘천 콩이랑상걸리전통장) △항아골 청국장(청국장, 충북 충주 항아골) △도봉산12(탁주, 경기 양주 선인양조)가 선정됐다.

지난 24일 내일의식탁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린 ‘참발효어워즈 2024’에서 장류 부문 3개 분야(간장·된장·고추장) 대상을 수상한 정병우 만포농산 대표(경북 영주)가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24일 내일의식탁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스퀘어홀에서 열린 ‘참발효어워즈 2024’에서 장류 부문 3개 분야(간장·된장·고추장) 대상을 수상한 정병우 만포농산 대표(경북 영주)가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 부문별 시상식 뒤 수상자들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병우 영주 만포농산 대표는 지역 재래콩인 부석태 등을 활용해 전통 제조법으로 만든 간장·된장·고추장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 3관왕에 등극했다. 정 대표는 전통 장류가 점차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던 상황, 공장식 장류가 시장을 장악하던 상황 속에서 두려움을 안고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았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기존 고객이 (만포농산의) 제품을 꾸준히 구입하고 신규 고객도 조금씩 늘어남에도 매출이 줄길래 원인을 살펴보니, 가장 큰 이유는 과거보다 소비자들이 전통 장류를 잘 드시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예전엔 3개월에 한 번 우리 제품을 사던 분들이 6개월~1년에 한 번 사는 정도로 구입 빈도가 줄어든 것”이라며 “전통 장의 소스로서의 범용성 부족 문제가 고민이다. 저도 장을 만들지만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찌개·국·나물무침 정도에 국한된다. 100~200년 전의 조리법을 그대로 지키기보다 현대의 발전한 기술을 장류에 접목시키며 장류의 범용성을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년 연속 고추장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경자 홍성 홍주발효식품 대표는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고추장이 상대적으로 진하고 어두운 색을 띠다 보니, 더 빨갛고 색깔이 연한 고추장을 선호하는 지역 학교급식 영역에 쉬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상황, 이에 지역 아이들이 유년기부터 전통의 맛을 기억하게끔 홍성군 어린이집연합회와 함께 영유아·어린이 대상 장 교육을 진행해 온 사례 등을 이야기했다.

탁주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임숙주 순창 ‘친구들의 술 지란지교’ 대표는 “(전통주에 대해) 공부하며 우리 토종술이 점차 사라져 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순창에 백일주라는 전통주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 술에 대해 철저히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향후 대학에 전통주학과가 생기면 자료로 제공하고자 술빚을 시의 온도·습도를 비롯해 일시, 환경, 채주해서 맛 본 평가까지 하나하나 제조일지에 기록하고 있다.

그 밖의 수상 제품들도 하나같이 지역산 농산물을 원료로 전통 제조법에 따라 만들어낸 먹거리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일례로 시민이 뽑은 특별상을 수상한 양주 선인양조에선 양주산 쌀 및 김미숙 선인양조 대표가 직접 농사지은 작물(더덕·생강·당귀 등)로 삼해주·삼오주·벽향주 등 고려시대의 술을 만든다. 김미숙 대표는 그 과정에서 <산가요록>,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등의 옛 조리서를 참고해, 고려시대의 맛을 오늘날의 시민들이 만날 수 있게 한다.

참발효어워즈 운영주체들은 향후 발효식품 전체로 심사 품목을 늘리고자 한다. 김원일 내일의식탁 이사장은 이와 함께 “참발효어워즈를 통해 소개된 발효식품이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며, 참발효어워즈의 지속적·안정적 운영을 위해 2년간 준비해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발효어워즈 2024' 시상식 종료 직후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열린 네트워킹 파티 행사장에 진열된 올해 참발효어워즈 대상, 시민이 뽑은 특별상 수상 제품들.
'참발효어워즈 2024' 시상식 종료 직후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열린 네트워킹 파티 행사장에 진열된 올해 참발효어워즈 대상, 시민이 뽑은 특별상 수상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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