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의 시대, 여성농민이 지켜온 가치에 주목하라③ 인사말

‘기후재난과 여성농민’ 국회토론회

  • 입력 2023.11.17 16:00
  • 기자명 권순창·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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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기후재난과 여성농민’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여성농민의 가치를 조명한 최초의 토론회며, 9명의 국회의원(아래)이 공동주최자로 나설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웠다.
땅과 생명을 지키며 농사를 이어온 여성농민들의 삶은 과학과 개발의 농법이 부추겨온 기후위기 사태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 그 논리가 반듯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논리를 만드는 첫 과정이라는 점에서 참가자들 모두 이 자리의 의미를 깊게 새기며 대화에 임했다. 여성농민들 스스로가 기후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자각과 다짐의 장이 되기도 했다.
정리 권순창·한우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관련기사>
‘기후재난’의 시대, 여성농민이 지켜온 가치에 주목하라① 주제발표
‘기후재난’의 시대, 여성농민이 지켜온 가치에 주목하라② 토론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여성농민들은 지구를 살리는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애써왔다. 자본주의가 스며든 농업에서 그 길은 어렵고 험난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농민들의 걸음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기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더 많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이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여성농민들의 고민을 이 자리에서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전여농의 경험과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 자극이 될 거라 믿는다. 또한 여러분들의 고민과 실천을 받아 전여농의 걸음이 넓어지기를 바란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이 있어야 농업이 있고, 식량이 있고, 국가가 있다. 이상기후가 그 기반을 흔들고 있다면 그것을 막아내는 건 국가의 몫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나라는 농업재해를 민간 보험에 맡겨놓고는 뒷짐만 지고 있다. 심지어 올해는 쌀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며 논콩을 심게 했다 극심한 수해를 입게 만들었다.
결국 농민들은 그 피해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 견딜 수라도 있으면 다행이고 농업을 포기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넘어선 기후재난의 시대, 농업재해를 국가가 책임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선애진 언니네텃밭 이사장

기후위기는 불평등하게 다가오고,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그 불평등의 가장 아래에서 여성농민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농업 안에도 격차가 있어 여성농민은 더 큰 어려움을 느낀다. 여태껏 그래왔듯 생명을 돌보는 일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여성농민의 농업은 기후위기를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소농이 지구를 식힌다’고 했던가? 이제 농업에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며 다같이 살길을 모색해보고자 만든 이 토론회가 공공 대책을 수립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오랫동안 농업공동체의 중추적 역할을 해낸 여성농민이 기후위기 피해를 삶의 최일선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농촌사회에서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켜 생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성농민은 생명과 땅, 공동체를 지탱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그 정당한 권리와 지위인정·가치에 대한 보상은 아직도 미약하다. 권리보장은 물론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이 우선돼야 한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농촌생활을 37년 정도 했다. 37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나을까? 농촌은 지난 30년 동안 브레이크를 제대로 잡아본 적도 없이 뒷걸음질만 치는 처참한 상황이다. 그 속에서 두 지게, 세 지게를 짊어지는 여성농민의 문제,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하며 국회 스스로가 여러모로 궁리하고, 반성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농민이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난 7월 열흘간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총 3만4,852ha로 여의도 면적의 119배에 달했다. 농업의 위기는 단순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물 피해는 물가에 영향을 주고, 국가의 식량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 그러나 농촌사회에서 여성농민과 기후위기를 위한 정책과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 여성농민이 흘린 땀방울의 가치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 입법과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우리 농민들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고난을 헤쳐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 여성농민의 처지는 더욱 열악하다. 농업 노동력의 절반 이상과 가사·돌봄·공동체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익보장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며 노동은 여전히 ‘무료’ 취급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심화 속에서 여성농민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다. 이들이 불안과 불평등에 내몰리지 않고 인정받기 위한 개선이 절실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농업은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생산원가상승 및 농업소득의 30년 전 수준 회귀는 농가경제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더해 농작물 피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보상은 재해시점까지 투입된 생산원가 등을 반영하지 않아 농가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생태적 재앙은 대안농업을 실천하는 여성농민 운동에도 새로운 의미와 경계를 만들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기후위기 속 여성농민 인권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후위기의 대응 방안은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고,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농, 스마트팜 정책은 오히려 탄소배출을 늘려 위기를 가속화하는 반기후적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 우려가 크다.
코로나19로 식량주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기후변화로 인해 농민들의 생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위기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이해해 여성농민들이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때 시작된 FTA는 오랜 시간 동안 농업을 파탄내고 있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농업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선거철만 되면 상대 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를 부르짖지만, 정권이 바뀐다고 농민의 삶이 달라진 적은 없다.
기후위기와 여성농민의 문제는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다. 공동의 목적을 다시 세워 손잡고 함께 가야 한다. 정치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그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

5년 전 채택된 유엔농민권리선언은 농민의 소득을 보장하고,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농업을 장려하며 생태와 평등의 가치를 담은 농촌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모든 농민이 걱정없이 농사짓는 사회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기후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 모든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진보당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

정부와 국회가 농업 분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농민을 기후위기 정책의 주체로 세우기보다는 기후위기의 피해자로만 규정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여성농업인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농촌에서의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나 여성농민을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로 세우는 정책은 부족하다. 오늘 제기된 미비점을 살펴 개정이 필요한 법과 제도를 고쳐나가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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