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들섬 송전탑, 농성천막 허물고 새로운 투쟁

천막농성 280일 만에 중단 … 당진시와 공동대응키로 합의

  • 입력 2023.08.06 18:00
  • 수정 2023.08.06 19:10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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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소들섬 송전탑건설 반대를 위한 대책위’가 지난달 31일 당진시청 앞 농성천막을 철거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소들섬 송전탑건설 반대를 위한 대책위’가 지난달 31일 당진시청 앞 농성천막을 철거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남 당진 삽교호 고압송전탑의 지중화를 요구해온 ‘소들섬 송전탑건설 반대를 위한 대책위(대책위)’가 지난달 31일 당진시청 앞 농성천막을 철거했다. 농성을 시작한 지 280일, 주민들이 처음 투쟁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천막은 철거했지만,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건재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김학로 대책위 공동대표는 “한국전력은 발전·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오로지 주민들에게 전가시켜왔다. 전국에서 가장 환경이 나쁜 곳이 당진시인데, 280일 동안 농성하면서 우리 지역 환경문제를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천막 농성장을 온몸으로 지켜온 유이계씨는 “초등학생들과 주민들이 함께한 거대기업(한전)과의 투쟁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그래서 이 싸움은 결단코 포기할 수 없는 투쟁이며 농성장 철거는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며 울먹였다. 이근영 당진시농민회 사무국장도 “농성에 참여해 온 한 사람으로 다시금 연대와 투쟁으로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농성천막 철거 이후, 앞으로의 대응엔 당진시와의 협력이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김선태 당진시 경제환경국장은 “내가 해당 지역 면장으로 2년간 있으면서 소들섬에 관심을 갖고 노력했는데 후임들이 손을 안 써 아쉬웠다. 이제 세워진 철탑을 땅속에 묻어야겠기에 한전 관계자를 시청으로 불러 지중화 문제를 얘기했고 향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전은 2021년 7월 농민들이 자식처럼 키우는 농작물을 중장비를 동원해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고 보다 못한 농민들이 온몸으로 저지한 것을 업무방해로 고발했으며 이에 시민대책위를 결성했다. 자전거와 차량행진은 물론 장날마다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강고한 투쟁의 280일이었다”며 “앞으로 야생생물 보호구역의 고압철탑뿐 아니라 당진시 526기의 철탑이 지중화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히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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