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면으로 확대되는 못난이 농산물 시장 ‘눈길’

정기배송 플랫폼 이어 ‘오픈마켓’까지 등장

  • 입력 2023.06.25 18:00
  • 수정 2023.06.26 06:26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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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월 새롭게 등장한 못난이 농산물 오픈마켓 ‘못난이마켓’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월 새롭게 등장한 못난이 농산물 오픈마켓 ‘못난이마켓’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규격 외 농산물인 일명 ‘못난이 농산물’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못난이 농산물 꾸러미 정기배송 플랫폼 등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초엔 ‘오픈마켓’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못난이 농산물은 크기·색깔·모양 등 외적 기준에 따른 선별을 거쳐 표준규격 상 ‘등외’로 분류된 농산물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채소·과일 생산량의 10~30%는 등외로 파악되는데, 농가에선 이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헐값에 팔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가공용으로 넘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외적인 기준만 충족하지 못할 뿐 맛과 영양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이러한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과거 대비 의미와 가치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규격 외 농산물을 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여서다.

SNS나 농가 개인 또는 법인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던 못난이 농산물은 약 2~3년 전부터 정기배송 플랫폼을 통해 입지를 굳혀나가기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한 발 나아가 못난이 농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오픈마켓’까지 등장했다. 오픈마켓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온라인 장터를 의미하며, 못난이마켓(대표 김영민)이 바로 그 예다.

지난 1월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못난이마켓은 ‘온라인 직거래 판매를 원하는 농가 누구나 쉽고 편하게 판매하고, 소비자는 이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전면에 내걸었다. 김영민 대표에 따르면 농가 진입장벽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직거래를 희망하는 농가는 언제든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재배하는 농산물의 수량과 가격 등을 직접 정해 판매할 수 있다. 농가가 재배한 농산물의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고, 별도의 복잡한 등록 절차나 최소 물량 등의 문턱 또한 없어 소규모·고령·초보 농가 등도 언제든 직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농산물 포장, 배송까지 전부 농가 몫이지만, 농가 온라인 거래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고객 응대 업무(CS)는 플랫폼이 책임진다. 하지만 못난이마켓 측에 따르면 CS 접수 건은 하루 5건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아울러 관계자에 따르면 못난이마켓 수수료는 시장 내 오픈마켓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김영민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앱 출시 전까지의 1년여 동안 전국 농가를 찾아다니며 현장 의견을 수렴했는데 대부분의 농가에서 못난이 농산물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다품목 소량 생산 시의 판로 문제 등을 겪고 있었다. 직거래를 하고 싶은데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도 많아 이러한 농가의 온라인 판매 최적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못난이마켓을 꾸리게 됐고 보다 많은 농가의 참여를 위해 못난이 농산물뿐만 아니라 일반 농산물도 구분해 판매 대상에 포함했다”라며 “기존에는 40~5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못난이 등의 농산물 직거래가 활성화돼 있었지만, 최근엔 마켓을 통해 20~30대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간 유통이 없기 때문에 농가와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며, 이를 반증하듯 최근 거래량도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못난이마켓 측에 따르면 출시 5개월 차에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5만을 넘겼고, 앱에 등록된 판매 농가 수도 100개 정도로 확대됐다. 앱이 출시된 1월과 비교해 6월 현재 거래액도 800%나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지난 2021년 2월 한국소비자원이 서울·경기지역 거주 20~60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못난이 농산물 구매 실태 및 인식 조사 분석 결과, 소비자 대부분이 못난이 농산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 확대 및 유통 개선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소비자의 60.5%인 1,210명이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만족도는 평균 3.71점(5점 만점)으로 확인됐는데 맛·식감(3.95점), 가격(3.64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던 반면 접근성(3.25점)과 외관(3.14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못난이 농산물 구매 의사가 있다고 밝힌 95.5%(1,155명)의 과반 이상인 55.6%(673명)는 구매 활성화 방안에 대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오픈마켓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이 못난이 농산물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 확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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