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 암 발생률, 전국 평균보다 높아”

경주환경운동연합 “원전 인근 암 발생률 전국 평균보다 낮다”는 환경부 발표 반박

  • 입력 2023.06.16 09:55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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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3월 6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해변 인근에서 손질한 붕장어를 햇볕에 말리기 위해 작업 중인 한 주민의 모습 뒤로 월성원자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3월 6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해변 인근에서 손질한 붕장어를 햇볕에 말리기 위해 작업 중인 한 주민의 모습 뒤로 월성원자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 암 발생률보다 낮다는 환경부(장관 한화진)의 발표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박했다. 핵발전소 반경 10km 안쪽 거주민들의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건만, 환경부가 사실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게 시민사회의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8일 월성핵발전소 소재지인 경주시 양남면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월성원전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연구책임자 박수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는 시민사회와 언론이 핵발전소 인근의 암 발생 위험도가 타 지역보다 높다고 지적해 온 것을 환경부 차원에서 반박하고자 마련한 설명회였다.

설명회에서 환경부 측은 월성핵발전소 반경 5km 안쪽 지역(경주시 양남면·문무대왕면·감포읍) 거주민의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 대비 남성 88%, 여성 82%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암 발생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국립암센터의 자료를 기반으로 2005~2020년 암 발생 빈도를 마을별로 조사해 분석한 결과라는 게 환경부 측의 입장이다.

이에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측 발표 결과에 대한 반박자료를 발표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월성핵발전소 반경 10km 이내에서 뚜렷한 암 발생 증가를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이들에 따르면 월성핵발전소 반경 10km 안쪽 거주민의 전체적인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 대비 1.31배 높았고, 암 종류를 구분하면 식도암 1.78배, 위암 1.54배, 간암 1.55배, 폐암 1.61배, 여성 유방암 1.14배, 갑상선암 1.4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측) 연구팀은 양남면·문무대왕면·감포읍 단위로 암 발생률을 분석한 자료를 함께 제시하고, 환경부는 이 자료에 근거해 월성원전 인근 지역의 암 발생률이 오히려 낮다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했다”며 “원전과 주민 암 발생(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거리별 분석을 해야 한다. (환경부 측이 이야기하는 핵발전소로부터의) 반경 10~20km는 문무대왕면, 감포읍 면적의 절반을 포함한다. 그런 만큼 읍·면 단위 분석은 넓게는 반경 20km까지 포함하고 있어 거리별 분석이 불가능하며,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인구가 대거 포함된 데이터의 정확성을 희석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핵발전소 인근 거주민들의 삼중수소 피폭 문제를 언급했다. 핵발전소 반경 5km 이내 거주민 960명의 소변·혈액을 채취해 삼중수소 피폭 여부를 조사한 결과, 960명 중 739명(검출률 77.1%)으로부터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일회성 조사에서 77.1%가 나온 만큼, 시기를 달리해 반복적으로 조사하면 핵발전소 반경 5km 이내의 주민들은 전부 체내가 삼중수소에 피폭됐을 가능성도 있는데, 정작 환경부 측 연구팀은 960명 주민 중 86명을 ‘원전 출입자’로 분류해 피폭자에서 제외했다는 게 경주환경운동연합 측의 지적이다.

86명을 제외한 874명을 대상으로 하면 삼중수소 검출률은 75.7%로 낮아지며, 주민 1인당 삼중수소 검출량도 평균 10.3Bq/L에서 7.9Bq/L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86명을 원전 출입자로 분류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조사 참여 주민 중 9.3%에 이르는 주민을 배제한 것은 원전 주변 주민건강 영향조사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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