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인사 …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장 교체

내년 성과평가로 ‘팀’ 존치·과 승격 등 과제 남아

“현장 아는 정책담당자 한 명이 귀한데 왜 바꾸나”

  • 입력 2023.06.09 09:42
  • 수정 2023.06.10 14:1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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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전국 여성농민들의 오랜 요구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에 지난 2019년 신설된 농촌여성정책팀이 내년 존치 여부 심사를 앞둔 가운데 ‘팀장 교체’라는 변수가 생겼다. 농식품부 내 전담 조직이 생긴 후 여성농민 정책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으며 조직의 확대발전을 고대하는 여성농민단체들로선 갑작스런 인사 조치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농식품부에는 지난 2019년 농촌여성 전담부서인 ‘농촌여성정책팀’이 신설됐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희, 전여농) 등 여성농민과 단체들의 숙원이었고, ‘여성농민’에 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가진 오미란 팀장이 외부공모제로 발탁돼 팀을 이끌어왔다. 신설조직은 법적으로 2년 한정해 연장되기 때문에 3년 한시조직으로 출발한 농촌여성정책팀은 지난해 2년 더 연장됐다. 2024년 6월까지 팀이 유지된 후, 5년간의 업무를 평가해 폐지 여부와 과 승격 등이 판가름 난다.

사실상 1년의 팀 업무가 남은 상황에 돌연 지난 4월 ‘팀장’ 공모 공고가 난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 25일자 ‘농촌여성정책팀장’ 모집공고를 냈고, 지난 7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최종합격자는 농협중앙회 출신의 문혜숙 전 농협중앙회 중앙교육원 교수다.

농촌여성정책팀의 선전에 응원을 보내던 농촌현장은 이번 날벼락 같은 팀장 교체 소식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미정 전여농 사무총장은 “올해 농식품부 직제개편을 하면서 여성농민들이 반려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것도 기막힌데, 현장과 소통하면서 정책을 양산하는 농촌여성정책팀의 팀장을 교체하는 사안 역시 단순한 임기 만료와 교체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미정 사무총장은 “성평등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진동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농촌지역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여성농민의 역할과 대표성을 높이는 일이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라면서 “전문성만 따질 수 없는 역할이 있는데, 농식품부가 잘하고 있는 사람을 1년 남기고 내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윤석열정부가 농민을 내팽개쳤다고 하는데 여성농민은 더 내팽개쳐진 심정”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농협 출신 인사가 후임 팀장을 맡는다고 하는데, 농촌여성정책팀이 축소되거나 뒷걸음질 수순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남의 한 여성농민은 “농촌여성정책팀이 생기고 현장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무엇보다 현장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좋은 결과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팀이 아닌 과 승격도 필요하고, 전국 지자체의 골간에 여성농민 전담부서가 들어서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맥이 끊긴 것 같다”고 걱정했다. 특히 “올해 4년째 이어가는 여성농업인 영농여건 개선 교육이나 시범사업 중인 여성농민특수건강검진사업 등이 내년 예산에 얼마나 확대 반영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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