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길 “현행법보다 후퇴한 개정안 절대 반대” …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 입력 2023.03.24 10:06
  • 기자명 김수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현행 양곡관리법보다 후퇴한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현행 양곡관리법보다 후퇴한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의 쌀 매입 의무화 조건을 대폭 완화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농민단체들이 일제히 후퇴한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표결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다.

8개 농민단체 연합인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농민의길)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협치 운운하며 퇴행적 수정안 종용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누더기 법안 처리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의무조항 있는 한 합의 없다는 국민의힘 △거부권 운운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했다.

정부·여당이 쌀 의무 매입 조항 자체를 줄곧 반대하면서 법안 처리가 장기간 표류해온 상황에서 지난달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개정안보다 후퇴한 의무 매입 조건(쌀 초과 생산량 3~5%, 쌀 가격 5~8% 하락 시)을 수용한 바 있다. 국회의장은 3월 본회의 때까지 여야 합의를 이루라고 권고했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서 김 의장은 의무 매입 기준을 더욱 완화한 조건(쌀 초과 생산량 9% 또는 15% 가격 하락 시)을 담은 2차 중재안을 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선택과 초과 생산량 전량 매입이란 조건(벼 재배면적 증가 시 시장격리하지 않을 수 있고, 벼 재배면적이 증가한 지자체에 대한 매입물량 감축 허용) 아래 초과 생산량 3~5%, 가격 5~8% 하락으로 조정한 수정안을 23일 상정한다는 입장이다.

농민의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만 초과 생산돼도 쌀값이 폭락하는데, 국회의장은 1% 숫자에도 위태로워지는 농민의 삶보다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숫자놀음에만 관심 있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농민의길은 “누더기 양곡관리법은 필요없다. 우리 농민에겐 정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누더기 법안이 아닌, 농민의 삶을 지켜줄 진짜 양곡관리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쌀 1%만 초과 생산돼도 가격이 뚝뚝 떨어져 농민의 삶이 휘청거리는데 그걸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면서 “현행법으로도 쌀값이 최대치 폭락했는데 이보다 훨씬 후퇴한 개정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는 “코로나 위기에도 농산물로 나라가 휘청인 적은 없다. 농민들이 열심히 수확해 국민을 먹여 살린 결과가 이것인가”라면서 “농민의 심정을 가장 잘 알아야 할 김진표 국회의장은 당장 의장직에서 물러나라”고 꾸짖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도 “마을 지인들이 농지와 소를 헐값에 팔고 있다. 생산비 때문에 낸 빚의 이자를 물어야 해서다.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참으로 비극적이고 슬프다”면서 “1년 전부터 쌀값 보장을 계속 촉구했지만, 정부는 방관·묵인·무시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