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돌봄사업으로 지역공동체를 되살리다

한살림제주 ‘먹거리돌봄 전달체계 구축 지원사업’ 눈길

  • 입력 2023.02.17 16:13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지난해 진행한 먹거리돌봄사업의 구조도. 한살림제주 먹거리돌봄사업 관련 토론회 ‘건강한 먹거리를 ○○하며 서로를 돌봅니다’ 자료집 인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지난해 진행한 먹거리돌봄사업의 구조도. 한살림제주 먹거리돌봄사업 관련 토론회 ‘건강한 먹거리를 ○○하며 서로를 돌봅니다’ 자료집 인용.

먹거리돌봄사업으로 지역공동체 연결망 복원 및 취약계층 건강성 회복 노력을 기울인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한애경, 한살림제주)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한살림제주는 지난 14일 제주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한살림제주 먹거리돌봄사업 관련 보고회 겸 토론회 ‘건강한 먹거리를 ○○하며 서로를 돌봅니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지난해 한살림제주가 추진한 ‘먹거리돌봄 전달체계 구축 지원사업(먹거리돌봄사업)’의 경과보고 및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래 정부·지자체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경로당·급식소 등을 폐쇄했고,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체계가 무너지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생활고는 더 심각해졌다. 이에 지난해 먹거리를 통한 ‘서로돌봄’으로 지역주민 공동체를 회복하고 주민 건강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먹거리돌봄사업을 벌였다는 게 한살림제주의 설명이다.

먹거리돌봄사업의 주요 활동은 △나눔텃밭 △반찬 나눔 △나눔냉장고 보급 △식생활교육 등이다. 한살림제주는 제주시 도심에 확보한 소규모 텃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공유부엌으로 보낸 뒤 반찬으로 조리했다. 반찬은 제주 시내 952가구로 보내졌으며(반찬 나눔), 5개소의 나눔냉장고에도 보내져 필요한 시민들이 가져갔다. 또한, 이 먹거리들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식생활교육도 병행됐다.

김자경 한살림제주 부이사장(제주대 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 연구교수)은 이 사업 과정에서 ‘연결’된 시민이 총 7,796명이었음을 강조한 뒤 “(공동체의 약화로) 각각 고립됐던 사람들은 먹거리돌봄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됐다는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그 사례들을 들었다. 제주시 으뜸마을의 경우 부녀회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한 달에 두 번 식사를 함께하며 마을 사람들의 사정을 살피게 됐고, 나아가 이주노동자센터와 연계해 이주노동자가 지역사회에 어울릴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노형동 주민들의 경우 스스로 텃밭을 만들어 먹거리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으로 먹거리돌봄사업을 통해 대두된 과제는 무엇일까. 김 부이사장은 “우선 먹거리 나눔대상자 발굴이 어려웠다”며 그 원인으로 △취약계층과 지역사회 간 관계 부재 △정보 파악의 어려움 △취약계층이나 차상위계층이 아닌, 계층의 ‘경계’에 있는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먹거리돌봄사업은 3개월 이상 늦게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오세영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수산식품분과 사무관은 “한살림제주가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을 위해 주민센터·주민자치조직·복지조직·사회적경제조직 등 다양한 주체와 함께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먹거리 기반 지역복지 네트워크가 형성·강화됐다”고 평가하며 “(먹거리돌봄을 위한) 지역 내 다양한 민·관 주체와의 연대활동과 협업체계 구축 방식은 표준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