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수출, 되찾은 활력 잃지 않으려면

  • 입력 2022.11.13 18: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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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9일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한 직원이 비파괴 선별을 통해 분류된 감귤을 각각 정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9일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한 직원이 비파괴 선별을 통해 분류된 감귤을 각각 정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제주 감귤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첫 수출이 시작된 이래 말 그대로 전 세계를 돌며 판로를 찾았다. 예컨대 지난 2000년 무렵까진 캐나다에만 한해 최대 5,000톤에 가까운 물량을 보냈으나 수송 중 품질 저하 문제와 중국산 감귤의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오늘날 캐나다로 향하는 감귤의 양은 1/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2012년엔 이역만리 영국에 1,500톤을 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검역 문제로 인해 현재 영국으로 향하는 감귤은 없다.

최근에는 중국산 감귤의 수입이 막힌 러시아 시장을 확실히 파고들며 다시금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관세청의 통계량 기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거쳐 수출된 2021년산 감귤의 총량은 약 6,200톤으로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약 80%를 블라디보스토크행 물량이 차지할 정도로 러시아 극동 방면 판로는 감귤 수출산업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재차 방향을 잡은 것도 잠시, 감귤 수출의 앞날엔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검역 문제를 해결한 중국산 감귤이 수출을 재개한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도 겹치는 불운이 잇따랐다. 육로 수출길이 막혀 있는 우리나라는 해상 물류 대란의 영향을 더욱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제주도는 올해 감귤의 제값을 위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6,000톤으로 설정했지만 수출현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목표로 여기고 있다.

수출에 보다 활력을 주기 위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몇몇 관측된다. 농협들은 오랜 경험과 선진화된 APC 덕에 품질이나 물량확보 등 생산 측면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유통 과정에서의 품질유지가 고민이다. 올해 초 감귤 수출통합조직이 출범했지만, 수출창구는 여전히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탓에 덤핑까지 동반하며 우리 감귤끼리 경쟁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가 결정한 바에 따라 오는 2024년부터 물류비 지원이 중단되면 가격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가들은 갈수록 악화하는 영농환경 탓에 수출을 위한 물량의 선별 자체를 점점 힘겨워하고 있다.

가공용 감귤 처리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 수출 저변 확대는 농가 소득 지지를 위해서라도 필수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 감귤 산업이 수출에 있어 들쭉날쭉한 성적표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호 <한국농정>에서는 제주 감귤 수출의 ‘오늘’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지역농협 관계자와 감귤 농가 등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수출 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소들을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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