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어떤 계기로 가의도 마늘을 씨마늘로 사용하게 됐나.
태안유황마늘영농조합법인 초대 대표가 최문우라는 분이었다. 가의도 사람들에게서 쪽파 등을 수매하느라 종종 왕래했는데, 그곳 마늘을 가져다가 3~4년 정도 한 번 심어보니 상당히 좋더라는 것이다. 이후 조금씩 개인들이 구매하다 영농조합 단위에서 본격적으로 수매하기 시작한 게 10~15년쯤 됐다.
품질의 차이가 확실히 체감되나.
같은 밭에 나란히 심어놓은 가의도 마늘과 육지 마늘이라도 딱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마늘은 바이러스가 큰 골치인데 병이 잘 걸리지 않고, 척박한 땅에서 비옥한 땅으로 옮겨심다보니 씨알도 굵게 잘 자란다. 수확기가 육지 것보다 조금 늦어 유리한 면도 있다.
가의도 주민들과의 상생관계가 인상적이다.
과거 개인거래하던 시절엔 가의도 사람들이 씨마늘을 온전히 다 팔기가 어려웠는데, 전량수매를 하니 가의도 사람들도 소득에 도움이 되고 우리도 좋은 씨마늘을 잘 사용하고 있다. 섬이다 보니 자주 갈 순 없지만 파종기에 한 번씩, 봄에 한 번씩, 1년에 다섯 번은 정기적으로 들어가보고 있다. 수매날엔 별도의 배를 구해 일시에 들어가서 씨마늘을 싣고 나온다.
과거보다 씨마늘 품질이 조금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최근 가의도에서 발효가 덜 된 퇴비를 너무 많이 넣는지 균핵병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퇴비는 발효를 잘 시켜야 하는데 요즘은 ‘생똥’에 가까운 것들이 많다. 균핵병이 한 번 온 밭은 10년 가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 저번에도 가의도 이장에게 “크기가 잘아도 상관없으니 퇴비를 너무 의식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왔다.
가의도 씨마늘이 우리 마늘산업에서 갖는 의미는.
태안 유황육쪽마늘은 타지역에서 가져오지 않는, 순수한 지역의 원종을 보존하며 농사짓고 있고 그 중심에 가의도가 있다. 최근 중국산 씨마늘 확산이 국산 마늘산업을 갉아먹고 있는데, 이곳 태안의 문화는 우수한 국산 씨마늘을 보존하고 사용하기 위한 지역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