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포기·농민무시, 문재인 농정의 뻔뻔스러움

[기고]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 입력 2022.03.06 18:00
  • 수정 2022.03.06 20:25
  • 기자명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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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문재인정부 농정은 ‘대통령이 농어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말과 함께 시작됐다.

촛불정부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현재 문재인농정의 성적표는 결국 ‘적폐농정, 관료농정’이라는 실패로 규정되고 있다.

인사 실패에서부터 그린뉴딜 농업소외, 쌀 생산조정제 실패, 농어촌파괴 영농형태양광 추진, 이격거리 무시 풍력단지 조성, 식량위기 시대의 농지 위 산업단지·폐기물매립장 조성, 기업형 스마트팜 혁신밸리 추진 해프닝 등 문재인정부는 그간 농정철학의 무지를 끝없이 드러냈다.

이는 결국 LH 농지투기 사건으로 폭발했다. 농지까지 부동산 투기화된 사태가 전국을 강타했고 실패의 결정타가 되었다. ‘곡물자급률을 20.2%까지 떨어뜨린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을 철폐하고, 식량의 주권과 농촌·농업·농민의 공익적 가치 및 다원적 기능에 기초한 농정을 추진하라’는 농업계의 요구가 무시된 결과이다.

대선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작년 요소수 사태로 인해 비료값이 인상되고 제때에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쌀 시장격리곡 사태로 농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그리고 양파 농가들은 애써 생산한 농산물을 갈아엎고 있다.

2020년 농축산물 수입액 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수입액이 8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농축산물 관세가 철폐되는 등 누적된 FTA의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는 CPTPP의 상품시장 자유화율은 99.1%, 농산물시장 자유화율은 평균 96.1%에 이른다. 우리나라 FTA의 농산물 평균 관세철폐율이 73%인 것과 비교해 보면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임기를 채 몇 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초대형 메가 FTA인 CPTPP 가입을 4월까지 진행하겠다는 정부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이 제기하는 일본 후쿠시마산 농수축산물 수입 가입조건은 이미 실체가 확인됐다. 대만 정부는 CPTPP 가입을 위해 일본의 요구를 수용, 후쿠시마 일대 식품 수입을 전격 허용했다. ‘제발 농업이란 존재가 국가에서 사라지길 바란다’며 주문을 외치는 것인지, 문재인정부의 CPTPP 가입 일정표는 황당할 뿐이다.

작년 쌀 수확기부터 쌀값 안정을 위한 시장격리에 대한 농업계 요구를 묵살하며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올해 초 쌀 시장격리곡은 역공매 방식의 최저가 입찰을 진행해 전대미문의 대규모 유찰사태를 낳았다. 이에 농민단체들은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나락 톤백 500여개를 적재했고 사상 최초로 여의도 국회 앞에도 200여개를 적재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양파 농가는 지난달 23일과 24일 전남 고흥군과 제주 대정읍에서 양파를 갈아엎으며 가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문재인-김현수 농정당국은 적폐농정, 관료농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농업을 포기·무시하는 처사에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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