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천오백억 투입해도 변화 없어 … “유통구조 바꿔야 할 타이밍”

[2021 국정감사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입력 2021.10.17 18:00
  • 수정 2021.10.17 19:45
  • 기자명 김한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지난 14일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 제공
지난 14일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 제공

지난 14일 진행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태흠,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aT)에 관한 질의로는 유통구조, 수급조절, 수매·비축사업 관련 문제가 주를 이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입비축 품목의 경우 모두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다. aT가 수급조절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비축량과 방출시기 등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서 이 의원은 농산물 유통구조에서 유통업자들이 이익을 보고 있는 구조를 지적하며 “aT에서 유통개선사업으로 해마다 2,500억원 정도를 투입하는 걸로 아는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통인들의 이익이 올라가고 있다”며 “농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유통구조가 바뀌어야 할 타이밍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춘진 aT 사장은 “미국, 일본 같은 나라에 비하면 낮은 비율이지만, 한국도 유통업자들이 높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인 것은 맞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거래, 라이브 방송, 홈쇼핑 등 여러 방법을 고안하겠다”고 답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지 온라인경매를 통해 유통단계가 축소될 수 있다”며 “거래시 생산자들이 가격에 참여할 수 있어서 생산자의 가격보장이 되는 측면이 있다. 생산자 판로 확대와 유통채널 선택권이 더 확대돼야 하는데 지금 온라인경매 비중이 0.01퍼센트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위 의원은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위 의원은 코로나19로 세계주요곡물가격이 급등하는 현실에서 다른 나라들은 수출제한조치를 하거나 자국내 비축을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물었고, 이어서 우리나라 곡물 비축이 잘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김춘진 사장은 “식량위기는 언제든지 닥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비치며 “먼저 비축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많은 재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안보 차원에서 1차적으로 국내 자급률을 토지·기술 집약적으로 높이고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품목에 한해서 물류비를 낮추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위 의원은 특히 콩 수매가가 낮은 문제를 지적하며 콩의 수매가를 높일 것과 전문비축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전문비축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수긍했고 밀·콩 등은 국내생산이 부족한 작물이기 때문에 가급적 국내산 비축에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원택 의원도 밀·콩 등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수매량과 비축시설이 목표 자급률에 뒤따르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태흠 농해수위원장도 “곡물비축문제는 농협과 논의해 aT가 앞장서야 할 문제”라며 각 시·군 단위로 저온 물류창고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에서 수매할 때 정해진 기준이 있을텐데 들쑥날쑥한 것 같다. 시중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적게 수매하더라”면서 “혹시 aT 자금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 수매하는 정확한 기준과 규칙을 만들어 농민들이 예측가능한 생산과 수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특허청·농식품부·외교부 합동으로 어렵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수출시장이 ‘중국산 짝퉁’에 의해 무너지지 않게 노력해달라는 의견들도 뒤따랐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남방수출시장이 어렵게 개척한 끝에 성장하고 있는데 중국산 짝퉁과일에 빼앗길 위기에 있다”며 중국산 ‘짝퉁과일’ 상자를 직접 들고 나와 짝퉁과일이 해외에서 한국산으로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한 단속을 요구했다.

같은 당 서삼석 의원은 “중국산 배의 30~40%가 모방품이다. 중국산과 한국산 구분이 불가능한데 우리 과일이 가격 경쟁력도 없다”며 목소리를 더했다. 이어서 서 의원은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11명의 aT 직원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유통되는 한국산 모방품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크게 질책했다.

이밖에도 이날 국정감사에선 △농식품바우처시범사업에 관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 △국제박람회가 우리 농산물 판로개척의 성과로 나아가야 하는 점 △미투식품(비슷하게 만들어 이름만 바꿔서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점 등이 대두됐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