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초등학교 학생들, ‘소들섬 지킴이’ 나서다

삽교호 고압송전탑 건설 맞서

학생들 환경보호 활동 ‘눈길’

  • 입력 2021.10.02 10:22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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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달 25일 자연환경·문화유산 보호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이곳만은 꼭 지키자’ 공모전에 참가한 충남 당진시 우강초등학교 환경동아리 ‘환경의사회’의 응모작품 최종심사가 삽교호 소들섬 현장에서 진행됐다.

심사는 삽교호 소들섬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아리의 각종 활동내용을 살펴보고 소들섬에 서식하는 가창오리·큰고니·수달·삵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생태계 전반을 답사하면서 진행됐다.

학생들은 한국전력공사가 고압송전탑 공사를 강행할 경우 새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며 송전탑 지중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언론에 보도된 학생들의 활동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소들섬 보호에 결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지역의 환경문제에 관심갖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최근 삽교호 소들섬에 고압송전탑이 들어선다는 걸 마을주민들과 지도교사로부터 듣고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직접 충남도지사와 충남도의회 의장, 당진시장과 당진시의회 의장을 각각 면담하고 송전탑 지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당진 삽교호 고압송전탑 건설에 맞선 우강초등학교 환경동아리 ‘환경의사회’의 당찬 활동이 지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당진 삽교호 고압송전탑 건설에 맞선 우강초등학교 환경동아리 ‘환경의사회’의 당찬 활동이 지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환경의사회 지도교사인 이기성 교사는 “미래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안전하게 보전해야 하며 우리 어른들의 생각만으로 훼손해선 안된다. 처음엔 우강지역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삽교호를 찾았다가 소들섬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을 알게 됐다. 소들섬에 철탑을 세우면 이곳의 경관과 야생동물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의사회 손예준 학생도 “소들섬은 너무 아름답고 좋은 생태학습지여서 졸업한 후에도 동아리 친구들과 소들섬 지킴이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심사에 참여한 박수택 생태환경평론가는 “지금껏 산업논리와 경제논리가 앞서 이미 좁은 국토에 철탑이 무수히 들어서 있다. 여기 소들섬과 같은 자연생태계를 지키려면 기후변화 시기에 에너지를 아껴야 하는데, 철탑이 들어서면 경제논리가 더 고착돼 생태계를 파괴하고 경관 훼손 등 피해가 클 것”이라며 “한전은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생각하면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의 소들섬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에 대한 청원은 지난달 14일 충남도의회와 당진시의회에서 채택돼 향후 정부와 한전 측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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