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시 농민들이 매산리 송전선로 건설현장에서 신평면사무소까지 트랙터와 트럭 80여대를 동원한 차량시위에 나섰다.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가 북당진에서 신탕정으로 가는 송전탑 공사를 주민동의 없이 강행한데다 농민들이 하늘같이 여기는 농작물까지 중장비로 짓밟았다는 게 주민들이 밝힌 이유다.
주민들은 “철탑 문제가 있기 전에는 농사지으며 서로 사이좋게 살았는데 한전에서 마을 지원사업을 갖고 주민들 간에 반목과 불신만 조장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사진).
유종준 당진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북당진에서 신탕정간 345kV 송전선로의 지중화와 당진화력에서 신송산간 송전탑 백지화를 요구하기 위해 지난달 26일에 이어서 11일 대규모 집회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한전에서 충남서북부지역에 대형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해 미세먼지는 물론 525개의 고압 송전탑으로 생명마저 위협받고 있고, 특히 송전탑이 마을과 농경지를 지나가고 있어 항공방제 등 영농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전 중부건설본부 담당자는 “문제의 송전탑 지중화 구간이나 노선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진시청 그리고 주민대표들과 4~5년간 협의해서 정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주민동의가 필수는 아니지만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주민들에게 불편을 드리니까 양해를 구하는 입장에서 매산리 주민들과 특별지원사업을 갖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중화에 대한 고려는 전혀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한편 박종환 매산리 주민대표는 “철탑 공사의 농작물 피해 원인이 한국농어촌공사가 철탑공사장 진입로의 사용을 허가해줬기 때문”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응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광석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진시 범시민대책위는 오는 11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지역에선 제2의 밀양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