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 파헤치고 간척지를 뒤덮고

태양광 건설 광풍에 몸살 앓는 농산어촌

  • 입력 2021.03.14 18:00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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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노동면 대련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가운데 지난 9일 일부 구간에서 터를 다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대련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가운데 지난 9일 일부 구간에서 터를 다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대련리 야산에서 태양광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대련리 야산에서 태양광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일대의 간척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일대의 간척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창녕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창녕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남 장흥군 장평면 봉림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남 장흥군 장평면 봉림리의 한 야산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시설인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시설 단지’.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 있으며 총 면적만 48만평에 달한다.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시설인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시설 단지’.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 있으며 총 면적만 48만평에 달한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의 한 태양광 단지. 농로 하나를 사이에 놓고 농경지와 마주보고 있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의 한 태양광 단지. 농로 하나를 사이에 놓고 농경지와 마주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산허리가 난도질당하듯 잘려나갔다. 울창한 숲을 이루던 나무는 가차 없이 벌목됐다. 온전한 산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민둥산처럼 변해버린 경사진 면을 따라 태양광 패널이 속속들이 설치됐다. 태양광 공사가 한창인 곳에선 굴삭기가 터를 다지고 있고 대형트럭이 건설 장비를 쉴 새 없이 나르고 있었다. 태양광 시설 아래 농지와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축사는 더욱 위태로워 보였다.

온 나라에 태양광발전소 건설 바람이 거세다. 말 그대로 광풍이다. 문재인정부의 한국판뉴딜, 특히 그린뉴딜 선언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고삐가 풀린 형국이다. 임야뿐만 아니라, 대규모 간척지 및 농산어촌 마을 구석구석에 속도전을 치르듯 태양광 패널이 들어서고 있다. 대단지부터 소규모까지 발전 크기에 아랑곳없이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며 농어촌의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주민 동의 없는 개발 행위로 갈등의 골만 첨예하게 깊어가고 있다. 태양광 인허가 취소 및 절대 반대를 촉구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전라남도만 하더라도 13개 시·군, 39개 읍·면에서 태양광·풍력단지 건설로 지역주민들끼리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식량생산의 보고인 절대농지, 즉 논·밭에도 태양광 설치를 가능하게 하자는 법안이 농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 대표로 발의돼 농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정책입안자 및 태양광업자에게 묻고 싶다. 산림을 파괴하고 논·밭을 갉아먹으며 주민들을 이간질시키는 태양광발전소 건설, 정녕 이대로가 최선인가. 우후죽순 들어서는 태양광 시설에 누더기가 된 농산어촌은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지난 8일부터 1박 2일 동안, 전남 순천, 보성, 장흥, 영암, 해남과 전북 김제, 익산의 태양광 시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바라본 태양광 시설은 농산어촌의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한 채 살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암의 간척지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에선 일순 두려움마저 느꼈다.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로 먹고사는 디스토피아의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단언컨대, 지면에 소개된 태양광 시설은 전국에서 횡행하는 태양광 광풍의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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