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질비료 지원예산 삭감, 현상 유지 급급한 농식품부

지난해보다 211억원 줄면서 농민 자부담만 늘어나
유박비료 지원, 사업취지 안 맞는데도 개선 안 돼
관계부처·부서 간 연계로 정책 뒷받침 기반 있어야

  • 입력 2021.01.17 18:00
  • 수정 2021.01.17 23:4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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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이 계속 줄어들면서 경축순환과 친환경농업 활성화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현상유지에 급급할 뿐, 명확한 구상이 없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2021년 농식품부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 내역을 보면 유기질비료 지원 예산은 1,130억원으로 2020년 1,341억원에 비해 211억원 감축됐다. 이에 따라 유기질비료 지원규모도 줄어들어 2019년 신청물량인 433만톤에 비해 약 52%만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유기질비료 지원예산은 2017년 1,600억원에서 2018년 1,490억원, 2019년 1,341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국고 지원이 줄면서 지방자치단체 지원예산 역시 축소될 전망이다.

정상진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충남도 유기농자재 지원사업 예산도 많이 줄어든 걸로 안다”면서 “비료 투입량을 줄일 순 없으니 생산비에서 비료가격 부담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자부담 비율이 65% 정도였는데 올해는 80%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이 제대로 서야 하는데 정부도 지자체도 의지가 없으니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등 밭작물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에 유기질비료는 질소 비율이 9%대인 유박비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한우를 사육하며 가축분 퇴비도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생산품의 품질과 양에 한계가 있다. 질소를 적절히 공급해야 하니 유박제품을 쓴다”면서도 “유박제품은 토양개량 효과는 없다. 여기에 지원사업으로 보조금이 붙다보니 가격도 부풀리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당초 농협에서 추진하다가 1999년부터 정부 정책으로 추진됐다. 이어 2005년 화학비료에 대한 정부 보조가 폐지되며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을 덜고자 지원사업이 확대됐다.

농식품부는 이 사업을 통해 농림축산 부산물의 자원화 및 재활용을 촉진하고 토양환경을 보전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유박비료는 대부분 수입한 아주까리박 등으로 제조하기에 사업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기질비료에 성격이 다른 가축분 부숙비료와 유박비료가 섞여있기에 일어난 문제지만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6년 정부지원 유기질비료 중 가축분비료는 78%(225만톤), 유박비료는 16%(46만톤)를 차지했다. 한 전문가는 “유박비료는 유기물이긴 하나 1년내 소모된다. 식물생장엔 좋지만 토양유기물의 함량을 높이는 것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현상유지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성과지표를 보면 밭 토양산도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목표가 pH 6.4이며 농경지토양의 유기물함량도 같은기간 2.55%로 고정돼 있다.

농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공익형 직불제와 중복사업으로 보고 유기질비료 지원예산을 삭감했다”면서 “적정 토양산도는 pH 6.5지만 이를 넘어가도 작물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달성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목표를 현재 수치로 잡았다”라고 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박비료 지원은 개선의 필요가 있지만 친환경농업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 또, 유박비료가 토양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기질비료는 경축순환농업에서 핵심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또, 친환경농업 육성과 토양환경 개선, 나아가 기후위기에 대비한 탄소배출 저감과도 관련이 깊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농식품부뿐 아니라 환경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간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내에서도 농기자재정책팀에 국한할 게 아니라 축산환경자원과, 친환경농업과 등을 아우르는 TF를 통해 앞으로의 정책을 뒷받침할 밑바탕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상진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유박비료를 쓰면서 직접 사육하는 한우 우분을 퇴비화해 농지에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가 유박비료를 대체하려면 살포가 용이하고 질소성분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진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유박비료를 쓰면서 직접 사육하는 한우 우분을 퇴비화해 농지에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가 유박비료를 대체하려면 살포가 용이하고 질소성분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진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유박비료를 쓰면서 직접 사육하는 한우 우분을 퇴비화해 농지에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가 유박비료를 대체하려면 살포가 용이하고 질소성분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진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유박비료를 쓰면서 직접 사육하는 한우 우분을 퇴비화해 농지에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가 유박비료를 대체하려면 살포가 용이하고 질소성분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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