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이대로 말산업을 포기할 것인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2월 23일 경마가 취소된 이래, 말산업 전체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말산업육성법 제정 10년차를 맞은 말산업계는 경마 파행으로 말미암아 마사회부터 일선의 말생산현장까지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코로나19란 세계적 대재앙이 문제겠지만 마사회의 책임도 크다. 말산업을 이끌어야 할 마사회는 그동안 온갖 사건사고에 휩쓸리며 국민적 지탄을 받는 존재가 됐다. 국민들이 1년 가까이 말산업 전체가 올스톱 상태인데도 본체만체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마사회가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뛰어든 온라인 마권 발매 추진은 행보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합법경마를 활성화해 불법경마를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기실 마사회의 수익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편이지 않았나. 문중원 기수의 죽음은 외면한 채 수익창출에만 골몰하던 모습은 노동계와 시민사회진영의 극심한 반발을 초래했다.
마사회 내부는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듯하다. ‘대국회활동’, ‘대정부활동’만으로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허용되기 어려운데 정작 마사회만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러나 마사회가 문제라고 말산업까지 버릴 수는 없다. 말산업은 말생산자,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 장제사 등 이미 숱한 사람들의 생계로 자리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회장 김창만)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를 맞아 서울과 세종에서 릴레이 피켓시위와 기자회견 등으로 붕괴되는 말산업의 현실을 알리며 대책을 주문했다. 경마산업비대위는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호소하면서 국민들에겐 말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선진경마라는 구실 아래, 사람도 말도 죽이는 경마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마사회는 경마시행을 독점하고 평균 연봉 9,000만원의 ‘신의 직장’인데 경주마 생산농가, 경주를 하는 기수, 경주마를 관리하는 말관리사는 무한경쟁에 몰아넣는 경마 시스템이 정당하다 볼 수 있겠나?
동시에 우리는 평소 알아온 축산업과 다른 면모를 보이는 말생산자들을 주목해야 한다. 넓은 초지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힐링을 안겨준다. 이 또한, 농촌만이 선사할 수 있는 경관이며 가치라 하겠다.
그중에서 경주마 생산자의 얘기는 본지에서도 처음 다루는 분야다. 경주마는 운동선수고 경주마 생산자는 운동선수의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한다. 경주마 생산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경주마를 육성하는지 따라가며 현재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함께 공감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 기사는 달라진 사실이 확인돼 11월 24일자로 수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