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사행성만 보이고 말 생산자 안 보이나”

[인터뷰]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

  • 입력 2020.11.22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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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국내 경주마생산자는 경마에서 제외될 예정인 한라마를 제외하면 400여호에 달하는 걸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며 이들은 모두 경영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이대로 1년 가량 지나면 다들 회생이 어렵다”면서 “말산업을 포기할거면 지금이라도 알려달라. 이건 희망고문이다”라고 개탄했다.
 

경주마생산을 설명한다면?

더러브렛은 거의 미국에서 씨암말을 수입하고 있다. 이 씨암말을 봄에 교배하면 330일 내외를 새끼를 배고 있다가 출산한다. 그 뒤에 24개월을 키워 경마장에 입사하고 2년은 경주를 뛰어야 씨암말의 능력을 알 수 있으니 상당히 장기적인 사업이다.

말은 초기투자가 상당히 들어간다. 목장개설에 대략 20억원은 필요하다. 말이 뛰어놀며 성장할 넓은 초지가 필요한데 제주지역은 땅값이 오르면서 임대로 초지를 쓰는 농가가 적잖다. 외국은 18개월령 무렵에 마주들이 경주마를 선매해서 훈련을 위탁하는데 우리는 반반이다. 절반은 마주가 후기육성을 하지만 그 외엔 생산자가 후기육성까지 한 뒤 마주에게 공급한다. 그러면서 생산자의 부담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매현황은 어떤가?

제주지역 경매는 1년에 5번을 하는데 3월 경매가 연기돼 9월에 경매가 있었다. 이 경매에 84마리가 나왔는데 2마리만 팔렸다. 최고경매가는 2,500만원으로 생산비도 건지지 못했다.

한 마주협회에서 마주들에게 투자를 신중히 고려하라고 연락하고 있다. 경주마를 사지 말라는 얘기다.

현재 생산자지원 대책은?

나온 대책들을 보면 사료구매자금지원 등 거의 융자지원책이다. 제주도에서 농어촌진흥기금 융자지원을 내놓았는데 경주마생산자들은 150억원 밖에 신청하지 못했다. 융자한도가 꽉 찬 사람들에겐 효과가 없는 대책이다.

경마산업을 보면 생산자와 마주만이 투자를 한다. 그런데 빚만 지고 경마산업을 나가게 되면 경주마는 돈이 안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내게 필요가 없으면 가치가 없지 않나.

말산업에 대한 인식 아쉽지 않나?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놓고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98년 동안 못다 이룬 공감대 형성이 당장 되겠나. 경마의 사행성을 완화하도록 점차 미비점을 보완하면서 나가도록 했으면 한다.

말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축산업이다. 말산업은 생산·육성·경마·승마·생산이 어우러져 돌아가는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말이 어디에서 생산돼 경마나 승마를 할 수 있는지 모른다. 경마는 생산자들이 자신들이 육성한 말을 평가하고자 시작했다. 그래서 외국은 생산자단체가 주도해 경마가 진행되는 사례가 많은데 우리는 생산자의 존재가 티끝처럼 작다. 경마만 눈에 보이고 생산자는 안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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