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놀이터, 전통주갤러리

이현주 관장 “전통주 궁금증, 모두 풀어드리겠다” … 우리술 100여종, 전시·판매·시음도

  • 입력 2020.09.27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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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 모습. 전시관 중간에 마련된 바에선 시음도 할 수 있다. 한승호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 모습. 전시관 중간에 마련된 바에선 시음도 할 수 있다. 한승호 기자

“이 한 잔의 술이 누군가에게는 생애 첫 전통주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전통주갤러리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주갤러리는 마치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신나고 재미있고, 즐거움이 넘치는 곳이라는 게 이현주 관장의 설명이다. 외부에 ‘전통주 놀이터’라고 소개하는 것도 그래서다. 갤러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주갤러리는 전통주를 하나의 예술품으로 진열했다. 연면적 462㎡(약 140평)의 규모에 현재까지 내려오는 각양각색의 전통주 100여종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전통주가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각 전통주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문화, 원료인 농산물, 제조방법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시음까지 더해지니 전통주를 알리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전통 건축과 음악은 한층 격조를 더했고, 전통주를 배경으로 한 인증샷 촬영 장소는 덤이다. 알라딘의 램프에서 나오는 요정처럼 전통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요정이 전통주갤러리 살고 있다는 이 관장의 얘기는 방문객의 입 꼬리를 치켜올리기에 충분했다.

겉으론 우아해 보일지 몰라도 전통주갤러리 내부에선 전쟁을 치르는 전진기지처럼 전통주 확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통주의 현주소를 확인하고자 지난 22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에서 이 관장을 만났다.

전통주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2015년 2월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를 알리고자 서울 인사동에 문을 열었다. 외국인은 물론 정부와 기업, 호텔, 요식업계, 언론 등에서 2만5,000여명이 방문하거나 컨설팅을 받았고, 이런 성과 속에 청년들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2016년 12월 이곳으로 옮겼다.

이 관장은 무엇보다 “전통주는 지금 큰 변화의 중심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관련부처와 기관, 유관단체, 전통주 교육기관이 전통주 확산의 주축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지역의 숨은 전통주를 발굴해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단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전통주 양조장이 국내산 농산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농약, 유기농 등 품질 좋은 원료를 추구하는 등 양조기술적 측면에서 발전했고, 젊은 청년들도 전통주 복원에 뛰어들고 있다. 이 관장은 “실제로 1~2년 전만 해도 전통주 교육장엔 40~50대 남성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여성이 많고, 양조장에도 20~30대가 더 많아졌다”고 현실을 전했다.

또한 젊은 청년들이 도시에 전통주판매점을 내는 변화도 생겼다. 이는 전통주 판매 분야에 자생력이 생겼음을 반증하는 사례다. 천지개벽할 정도의 변화라는 게 이 관장의 설명이다.

물론 10~20년 전부터 꾸준히 씨앗을 뿌리고 가꿔온 전통주 양조자와 관련 단체, 교육기관들이 있기에 그 결실로 이런 변화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엔 2018년부터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진 점도 작용했다.

이 관장은 전통주 활성화와 더불어 전통의 계승과 발전, 변화를 이어가기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문화이고 산업이기에 오랜 시간 동안 전통주의 근간을 이어온 사람들이 자부심을 지켜갈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관장은 끝으로 “전통주를 술로만 보지 말고 이면의 농부의 땀도 같이 봐 달라”며 “농부와 전통주 양조자의 구슬땀, 자연의 흙과 바람이 합쳐져 현재의 전통주가 있다. 전통주는 의미도 있지만 굉장히 맛있는 술이다. 세련되고 다양해진 한국 전통주를 꼭 맛보시고 관심가져 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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