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예산 구조, 2021년부터 확 바꾼다”
“농업예산 구조, 2021년부터 확 바꾼다”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9.08.1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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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농특위 1호 연구용역은 ‘농업예산 구조 전환’
공익형직불제, 예산·농정틀 바꿔야 본 궤도
경쟁력 키우자던 농정, 농산물 수입만 ‘확대’
문재인표 농정 비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 선포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농정의 틀을 바꾸겠다”는 대통령 공약은 농업계의 ‘화두’가 됐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3년차에도 박근혜농정과 차이가 없다.

농민소득이 줄고 농촌인구도 줄고 긍정적인 지표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현실 속에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지난 4월 뒤늦게 출범했다.

박진도 농특위원장은 ‘민간 중심’ 위원회며 현안 해결이 아닌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 과거 농특위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농정의 틀을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예산문제부터 칼을 꺼내들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농특위원장실에서 했다.

농특위가 출범한 지 100일을 넘어섰다. 이제 본격적인 농업의제가 다뤄진다고 보면 되나.

농특위는 ‘대단히 복잡한 위원회’다. 구성원만 따져 봐도 각 부처 공무원, 공공기관이 두루두루 있다. 민간 임기제 공무원도 6명 뽑았다. 민간 위원장과 민간 사무국장이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형태니 한마디로 복잡한 구성이다. 게다가 ‘민간 중심’ 위원회를 운영하겠다는 기조를 지키려다보니 발족 전부터 다소 갈등이 있었다. 공무원들이 스쳐가는 방식으론 농특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내 확신이다. 분과위원회도 농어민, 시민사회, 전문가, 공무원 이렇게 네 주체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계획 탓에 구성부터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 위원회가 인기가 많아서인지 추천도 여기저기서 많았고 하고 싶다는 사람도 많았다. 사무국과 분과위 구성을 마치고 주요 의제결정까지, 이제 정리됐다.

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국농정과의 인터뷰에서
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국농정과의 인터뷰에서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예산구조부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는 오는 11월 11일 농업인의날   '문재인표농정' 비전 선포식도 한다. 한승호 기자

 

“농민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말을 항상 강조하신다. 하지만 농산물 어느 한 품목도 생산비를 건질 수 없을 만큼 폭락하고 있어서 농민 현실은 불행 그 자체다. 농가소득과 농산물 가격문제엔 어떤 해법이 있는지.

우리가 지금까지 생산주의 농정을 하다 보니 대량생산, 대량유통 등 경제성에 집중했다. 쌀 증산으로 시작해 품목 증산에 방점을 뒀다. 1990년대 농산물 개방 시대에도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생산성을 확대하는 데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생산주의 농정은 실패했다. 국제경쟁력을 키웠을 때 평가지표 중 하나가 자급률인데, 식량자급률은 말할 것도 없고 한우자급률도 높아지지 않았다. 국제경쟁력을 키워서 수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농산물 수입만 급증했을 뿐이다. 경쟁력 관점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농가소득 분야도 낙제점이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농업소득은 20년째 1,000만원에 묶여있다. 농산물 가격 역시 농가소득의 문제다. 정확한 관측과 통계 정보를 생산자단체에게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공공급식 분야에 우리 농산물 수요를 확대하는 푸드플랜만 제대로 작동해도 수요공급 문제는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사실 농산물 생산비를 보장하는 일은 국가가 하기엔 너무 부담이 크다. 그런 면에서 더 효과적인 것이 가격안정정책이다. 농가소득 안정방안도 농특위 의제에 담았다. 올해 시동을 걸어 내년엔 구체화 하겠다.

농특위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다. 농특위에서 논의한 의제가 대통령에게 전달되기까지 어떤 절차로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농특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제12조에는 위원회가 협의한 결과와 주요 활동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 하도록 돼 있다. 위원회 의결사항을 관계 행정기관에 통보하고 이행도 촉구할 수 있다. 대통령직속 기구는 대통령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위상이 달라진다. 최근 국내외 사안들이 복잡해 농업문제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시간이 좀 필요하다. 물론 자문기구라는 한계도 있다. 자문을 했는데 듣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농특위 자문내용을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두 가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 하나는 농업계가 받아들여 여론을 모으는 것, 나머지 하나는 일반 시민사회도 농정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농특위가 농정의 틀을 바꾸자고 말해도 농민들이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소통해 농업계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런 일을 하려고 분과위원회를 구성했고, 농업계 뿐 아니라 시민사회도 참여하게 했다.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도 당장 답할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화된다는 믿음을 갖고 일하고 있다. 오는 11월 11일 농업인의 날, 문재인표 농정개혁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선포하겠다.

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국농정과의 인터뷰에서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예산구조부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는 오는 11월 11일 농업인의날 '문재인표농정' 비전 선포식도 한다. 한승호 기자
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국농정과의 인터뷰에서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예산구조부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는 오는 11월 11일 농업인의날 '문재인표농정' 비전 선포식도 한다. 한승호 기자

 

국가전체예산 중 농업예산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농업예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절대비중을 늘리는 것 역시 농특위 역할이라고 본다.

농업예산이 왜 줄어드는가에 대한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 국민들도 농정예산 확대에 공감할 수 있도록 농정전환도 필요하다. 농정의 틀을 바꾸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문제가 정리된다면 농특위에 참여한 부처간 동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전체 예산 증가율만큼 농업예산이 증액될 수 있는 방안도 찾겠다.

농업예산 구조 전환 연구용역도 착수했다. 농업예산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자는 의미로, 오는 9월 3일 국회에서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관련 토론회를 연다. 연구용역 착수보고를 대신하는 자리다. 농특위 관련 내용은 공개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용역 중간보고 역시 우리끼리만 듣는 게 아니라 토론회 형식으로 오픈한다. 최종보고도 마찬가지다.

농정개혁의 상징이 공익형직불제 전환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법 개정에 속도를 낼 계획인데, 농특위 입장은 어떤가.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익형직불제 확대를 언급했다. 농식품부와 관계부처가 협의해 관련 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하반기에 법을 개정해 내년에 공익형직불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상당히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익형직불제를 포함해 내년 농식품부 예산 초안은 잡혀있고 기획재정부와도 조율 중이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에 농특위가 관여하지 못했다. 현재 농식품부 공익형직불제 방안인 논밭직불제 통합이나 하후상박, 소농직불금은 공익형직불제로 가는 첫걸음이다. 다만 기존 농업예산 구조 안에서 공익형직불제 예산을 2조4,000억원을 하느니 마느니 싸움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한 대로 농업예산 구조를 바꾸고 각종 하드웨어 사업 한다고 새는 돈을 줄이면서 그 몫을 공익형직불제 예산으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농정의 틀은 그대로 두고 직불금 지급 방식을 바꾸는 것이 현재 농식품부 안이라면 농정의 틀을 바꾸면서 공익형직불 중심으로 예산까지 다 바꾸는 게 농특위 안이 될 것이다. 내후년인 2021년 예산을 짤 때는 농특위가 발언하겠다. 농식품부, 해양수산부, 기재부 등과 면밀히 협의하는 것도 놓치지 않겠다.

문재인정부 3번째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지명됐다. 차기 장관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난 9일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우선 축하한다고 전화했다. 농림부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으니, 뭘 고쳐야 할지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농특위의 역할은 새로운 농정의 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새 장관은 빠르면 9월 초에 취임할테니 조직 안정시간까지 감안해 11월 11일 문재인표 농정 비전을 발표하면서 신임 장관과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사람이 장관이 되더라도 하루아침에 농정 전반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농업계 어느 단위와도 원활하게 소통하고, 지금까지 농정의 근본적인 문제에 손을 댈 용기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임기 내 이것만은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농어업·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키우는 쪽으로 예산을 전환하는 것이 꼭 이뤄야 할 과제다. 그 대표적인 제도가 공익형직불제인데, 이를 연착륙 시키는 것에 힘을 쏟겠다. 특히 농업은 사람과 물과 농지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농촌에 사람이 없고 부재지주 농지가 많아서 농지제도 자체가 문란해지면 농정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없다. 농지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농어민 정의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

농정예산과 관련해서는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현재 예산부터 집중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화에 대한 기득권층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깨끗한 농촌 환경을 조성하고 하드웨어사업에 새는 돈을 농민들에게 직접 지불해 소득문제를 보완하면, 지금보다 우리 농업비전은 훨씬 밝아진다. 농특위 의제들의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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