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끝이 보이지 않는 배춧값 폭락에도 김치수입 증가세는 여전하다. 겨울 내내 10kg당 3,000원을 넘기 힘든 폭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김치수입은 평년대비 20%나 증가해 농민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공개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치수입량은 7만5,220톤이다. 1월 2만8,335톤, 2월 2만604톤, 3월 2만6,281톤으로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7만5,220톤의 수입량은 가격이 비교적 양호했던 지난해 1분기 수입량(7만23톤)보다도 7% 많으며 평년 1분기 수입량(5만9,576톤)과 비교하면 무려 20% 이상 많은 양이다. 극심한 폭락에 정부 폐기와 농민·상인들의 자체폐기, 심지어 도매시장 내에서의 격리조치까지 이뤄졌지만 폭증하는 수입물량 앞에 모두 무색한 일이 됐다.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해남준비위원장은 이 사태에 대해 “정부가 책임져야 할 가장 큰 문제다. 한쪽에서 폐기를 하고 있는데 수입을 한다는 건 세 살 먹은 아이가 봐도 이치에 어긋난다. 작년 한 해 동안 주산지인 해남 전체 생산량의 3배가 수입됐는데, 수입량을 반만 줄여도 농민들이 폐기해야 할 일은 없다”고 분개했다.
최근 농민들은 배추를 비롯해 주요 채소 전국단위 품목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품목을 막론하고 모두가 수입 문제를 해결해야 할 급선무로 꼽고 있으며, 현재 배추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수급정책을 크게 잘못하고 있다. 농민 대표들이 수급정책에 참여해 수입문제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월초 수급관측에 따르면 동반폭락한 채소류 모두 당분간 가격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추는 봄작형 생산이 다소 줄겠지만 겨울배추 저장량이 크게 늘어난 탓에 적어도 5월까지는 정상적인 가격을 기대할 수 없다. 무도 배추와 거의 같은 상황이며, 출하를 앞둔 햇양파는 평년보다 조금 낮은 kg당 800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