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지역 ‘농-농 갈등’ 해결되나

농단협, “조합원 고발 조합장 퇴진” 요구
시의회 의장, “농단협-농협장 만남 주선”

  • 입력 2010.01.24 21:23
  • 기자명 김규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보〉‘농-농갈등’으로 치닫던 정읍지역의 쌀투쟁이 지난 19일 치러진 정읍지역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조합원을 고발한 현직 조합장이 낙선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읍시농단협(의장 허연)은 22일 농협중앙회정읍시지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조합장들의 조합원 고발 취하와 담합 철회, 정읍경찰서의 농민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농 한도숙 의장과 전북도연맹 서정길 의장 등이 함께 참여하여 조합장들의 행태와 정읍경찰서의 농민탄압에 대해 규탄했다.

▲ 지난 22일 정읍시농민단체연합 회원들이 농협 정읍시지부 앞에서 조합장과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농협 시지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단협 지도부가 릴레이농성에 돌입했다. 정읍시농민회 송순찬 회장도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정읍농단협 지도부의 단식농성과 함께 농단협 소속 회원들은 정읍 지역의 모든 농협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농단협의 집회에 앞서 황토현농협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임기택)는 22일 오전 황토현농협 이사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황토현농협 고명규 조합장 탄핵요구서’를 접수시켰다. 요구서에는 88명의 대의원 중 조합장 탄핵 57명, 상임이사 탄핵에 66명이 서명했다. 대책위는 오세영 기획상무에게 요구서를 접수시키고, 확인서를 받았다.

한편 관심을 끌었던 지난 19일 이 지역 조합장 선거에서는 정읍농협 유남영 조합장과 태인농협 이문석 조합장은 당선 됐지만 칠보농협 김현충 조합장은 낙선했다. 이로써 유남영 조합장과 이문석 조합장, 그리고 샘골농협 정태호 조합장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고발된 조합원들은 모두 칠보농협과 황토현농협 조합원들이기 때문이다. 칠보농협 김현충 조합장은 낙선했고, 황토현농협 고명규 조합장은 조합원들에 의해 탄핵 절차가 진행중이다. 조합원을 고발한 조합장이 선거에 낙선하면서 정읍 지역 쌀투쟁 기류가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읍시의회(의장 정도진)가 농단협과 조합장협의회간의 대화 주선에 나서고 있고, 정읍경찰서는 농민들을 강제로 소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읍시의회 정도진 의장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회 차원에서 양측 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문제는 나락값”이다. “나락값만 해결 된다면 고소 고발과 단식농성 등도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면서 “지역사회가 양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의장 등은 22일 농단협 관계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다음주 중에 조합장들과 만날 예정으로 있다.

22일 정읍시농단협이 집회를 갖고 천막농성에 돌입하면서 칠보와 황토현농협 조합원 고발사태는 정읍시 차원으로 확대됐으며, 농단협에서 조합장들의 퇴진을 거론하면서 쌀투쟁이 농협개혁투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지난 19일 전농 지도부는 정읍지역 농민들의 단식농성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전농 지도부와 함께 전북도연맹 지도부도 동행하여 정읍시농민회와 대책을 숙의하고 돌아갔다. 정읍지역의 문제가 전국 차원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합장선거 종료와 함께 정읍 지역의 쌀투쟁이 새로운 명분과 함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계기가 기회가 될 것인지 위기가 될 것인지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김규태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