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 초반부터 인사 논란

측근 인사 줄 이어…선거 논공행상? 여론 ‘술렁’

NH투자증권, 내부 측근경영으로 또다른 홍역

  • 입력 2024.03.17 18:00
  • 수정 2024.03.17 18:5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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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과 함께 농협 조직 내에 인사와 관련한 소란이 일고 있다. 주로 신임 회장의 ‘측근 챙기기’ 논란으로, 불과 한 달여 전 이성희 전 회장의 ‘알박기 인사’와 반대되는 양상이다.

사실 인사 문제는 신임 농협중앙회장 취임 때마다 늘상 등장하는 이슈다. 농협중앙회와 산하 지주회사·계열사 등 농협 범조직 임원 인사엔 각각의 기준과 절차가 있지만, 그 이면에 중앙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현실이다.

강호동 회장은 역대 중앙회장 중에서도 유난히 인망이 두터워 농협의 수많은 전현직 임직원들이 따르고 있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 당시 복수의 농협 내부 인사들은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선거에 도움을 줬다면, 당선 후 ‘논공행상’으로 홍역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농협경제지주 대표(박서홍), 농민신문 사장(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지준섭)과 상호금융 대표(여영현) 등 요직마다 강 회장 측근들의 내정 소식이 들리면서 불편한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가 취임 전부터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거나 현직 임원들에게 사임을 강요하고 있다는 제보도 등장했다.

농협 일각에선 이들이 강 회장 ‘선거 캠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정황이 있다며 대가성 인사, 선거법 위반 소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농협의 인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곤두서 있어 임기 초반 강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NH투자증권지부가 지난 11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장 앞에서 윤병운 대표 내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NH투자증권지부가 지난 11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장 앞에서 윤병운 대표 내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농협 금융계열사인 NH투자증권에선 조금 다른 양상의 논란이 진행 중이다. 당초 NH투자증권 대표이사엔 유찬형(강 회장 측근)·윤병운(정영채 현 NH투자증권 대표 측근)·사재훈(외부 증권전문가)씨가 물망에 올랐는데 결국 내정된 건 윤병운씨다.

강 회장의 측근이 낙마한 것도 의외지만 더 눈길을 끄는 건 NH투자증권 노조의 반응이다. 강 회장의 ‘측근 인사’ 논란 속에서 노조는 오히려 윤병운 대표 내정을 강하게 반대하며 강 회장 취임식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정영채 대표로부터 이어져온 NH투자증권 내부의 측근 경영이 조직문화의 건전성을 해치고 노조와의 소통을 차단시켰다는 주장이다. 차라리 중앙회 코드인사가 낫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정영채-윤병운 체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NH투자증권 대표는 범농협 임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상여 포함 연 20억원대)를 받는 알짜배기 자리다. 정영채 현 NH투자증권 대표는 과거 투자사고 책임론과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끊임없는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햇수로 7년째 자리를 보전하고 있어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도대체 장수의 비결이 뭐냐”는 비아냥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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