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광전연맹 “농지 임대수수료 폐지하라”

전남 농민들, 농어촌공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요구

농어촌공사, '임대수수료 단계적 폐지' 정부에 건의키로

  • 입력 2024.02.15 18:05
  • 수정 2024.02.19 17:32
  • 기자명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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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5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앞에서 농지 임차수수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5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앞에서 농지 임차수수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윤일권, 전농 광전연맹) 소속 농민 60여명은 15일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병호, 농어촌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지 임대수수료 폐지를 촉구했다. 

이날 전농 광전연맹은 △농지 임대수수료 5% 폐지 △전국의 농지 임대수수료 현황과 사용 내역 공개 △과다하게 받은 임대수수료 농민에게 반환 △임대료 상한제(생산가액의 10%) 실시 △임차 농민의  임차 계약 갱신권, 임차 농지 선매권 보장 등을 중앙정부와 농어촌공사에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헌법 121조에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농지법 개정과 불법·탈법으로 비농민 소유 농지비율이 50%를 넘었다”라며 “봉건시대 유물인 소작제가 21세기 대한민국에 활개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논농사 생산비 조사에서도 임차료가 전체 쌀 생산비의 약 35%를 차지해 농가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런 상황에서 농어촌공사는 농지 임대수탁사업을 진행하며 수수료를 5%까지 붙여 농민에게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인 소유의 농지가 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되면 임대인은 임대료의 5%를 수수료 명목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임대인이 임차 농민에게 이 수수료를 전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되면 임차 농민은 임차료와 임대수수료라는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임대비용이 높을수록 임대수수료가 높아지는 점을 악용해 농어촌공사가 계약서에 임대비용을 더 높게 책정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농 광전연맹이 인용한 2022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역별 임대료 상승률은 2018년 대비 계룡시(216%)·단양군(200.4%)·춘천시(151.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박형대 전남도의원(진보당, 장흥)은 “(나라에서) 농업 직불금을 받을 때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농지를 임차하면 농어촌공사에 수수료를 낸다. 내는 이유는 중앙정부가 할 일을 농어촌공사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적자를 내면 안 되고 이익을 내야 하니 농지 소유자에게 임대수수료를 부과하고 소유자는 (땅을 임차하는) 농민에게 수수료를 전가한다”며 “농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수수료를 낸다. (농지관리는) 농어촌공사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조카가 농사를 짓겠다 해서 내 땅을 빌려주려고 (농지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를 찾아갔더니 (설명 한마디 없이) ‘돈 내놓으라’며 임대수수료로 몇 만원을 가져갔다. 지난해 수수료만 78억원을 받았다 했다”고 말하며 “(농어촌공사 책임인) 배수로 등이 무너져도 돈 없다고 핑계만 대면서 그 돈을 다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전농 광전연맹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농어촌공사 농지 담당 이사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양측은 임대수수료 폐지를 중앙정부에 건의해 가기로 협의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임대수탁사업으로 임대차가 허용된 농지 또는 자경이 불가능한 농지 등을 농가로부터 임대수탁 받아 임차 농민과 연결해 주고 임대수수료를 받고 있다. 2005~2013년까지 면적별로 8~13%까지 임대수수료를 차등 부과했으나, 2014년부터 5% 수수료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5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앞에서 농지 임대수수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농어촌공사의 농지 담당 이사등 관리자들과 면담하는 전농 광전연맹.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5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 앞에서 농지 임대수수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전농 광전연맹과 농어촌공사의 농지 담당 이사 등 관계자들이 면담을 하고 있다. 윤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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