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주체'로서의 청년세대

한살림연합 식생활포럼 성료

  • 입력 2024.02.09 15:15
  • 수정 2024.02.09 15:22
  • 기자명 문지영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

지난 5일 한살림 지층 모심교육장에서 열린 한살림연합 식생활포럼 중 김진호 지역재단 정책연구팀장(오른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 5일 한살림 지층 모심교육장에서 열린 한살림연합 식생활포럼 중 김진호 지역재단 정책연구팀장(오른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먹거리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한 청년세대의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한살림연합 식생활센터(센터장 박소현)는 ‘청년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방향 찾기’라는 주제로 지난 5일 한살림 지층 모심교육장에서 식생활포럼을 열어 청년세대 식생활활동의 방향과 내용 등을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진호 지역재단 정책연구팀장은 ‘청년 먹거리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연령대가 낮을수록 끼니 수가 적어지고 원산지·식품표시 기준, 친환경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비율도 낮으며, 혼자 거주하는 경우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을 먹는 비중이 높은 점을 드러냈다. 또 연령대가 낮은 청년의 먹거리실태를 개선하고 먹거리기본권을 실현할 방안을 제언하기도 했다.

핵심 제언은 ‘정책수립’이었다. 현금지원 정책과 먹거리(식사)지원을 연결하거나 먹거리구매 및 식사를 위한 전용바우처를 도입하고, 대학교 등 청년층의 이용이 많은 시설에 단체급식을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단지 예산확대로 그치기보다는, 청년들과 함께 정책의 배경과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인 정현이 한살림 식생활센터 실무자는 식생활 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청년세대가 미래의 식생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2030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활동사례를 소개했다. 서울 성북구 마을만들기 사업 ‘한밥’은 지속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강의와 요리 수업을 중심으로 처음에는 식생활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이후 장보기 정보 교환, 안부 묻기 등 유대감 형성활동을 통해 마을 청년모임으로 확대했다. 또 한살림은 성공회대학교와 상호 협약을 맺어,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교양강의를 개설하거나 ‘워킹농활’을 통해 성공회대 학생의 일손과 한살림 생산지 현장의 일자리를 연결해 생산자와 학생이 함께 농사짓는, 농촌봉사활동을 넘어선 진화한 농촌활동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소위 ‘못난이 농산물’로 불리는 한살림의 비규격 농산물에 ‘대견한 과일’이란 이름을 붙여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백가영 벗밭 대표는 지속가능한 식사 이야기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같이 먹는 ‘즉흥과일클럽’·‘즉흥채소클럽’ 운영 경험을 소개했다. 또 지속가능한 식사에 대한 인식과 흥미가 곧장 대안적 식생활 실천으로 연결되기 힘든 현실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커뮤니티 운영과 함께 “기존의 집밥 혹은 끼니의 형태에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집밥과 끼니를 상상하고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경 한살림경남 식생활센터장도 2020년부터 진행한 청년 식생활교육을 소개하며, 특히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대상 요리교실을 통해 식생활 자립 효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배려하고 소통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청년들이 찾은 삶의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윤별이 최소의최선 활동가는 소농이 기른 친환경농산물을 1인 가구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소분·무포장해 판매하는 단체활동을 소개했다. 특히 농산물 무포장 판매는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이런 활동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지구가 조화롭게 연결되는 삶을 함께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인 김진아 한살림연합 정책기획팀 실무자는 청년이 왜 잘 먹지 못할까 이전에 청년의 삶 자체를 이야기함으로써 삶의 우선순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불안 등 청년세대가 직면한 불안정성에 대한 이해 없이 지속가능한 먹거리만 이야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먹거리문제가 삶의 문제로 인식되려면 좋은 먹거리, 건강한 먹거리가 재정의돼야 하고 식공간을 포함한 식생활, 그리고 개인을 넘어 사회적 건강에 있어서도 대안을 상상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게 김진아 실무자의 주장이다.

박소현 한살림 식생활센터장은 “청년 주도 식문화 공동체활동을 다양하게 알게 돼 벅차고 설렌다”며 청년을 모으고 활동을 유지하는 데 어려웠던 점과 청년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살림에 기대하는 점을 물었다. 이에 백가영 벗밭 대표는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사람을 만날 때 이야기가 확산될 수 있다. 생산자와 직접 만나고 농사현장을 아는 만큼 청년들이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게 되는 듯하다”며 더 많은 도시청년이 생산자와 연결되고 접점을 만들 수 있도록 애써줄 것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