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쌀값 20만원, 극한에 치달은 충남 농민들의 분노

당진·보령·논산·서천 등 충남지역 벼 수매가 ‘1,500원’ 수준
농협 쫓아간 농민들 ‘벼 1kg 수매가 2,000원 보장’ 등 요구

  • 입력 2023.12.15 10:00
  • 수정 2023.12.16 21:54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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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 8일 논산시농민회가 연무읍 농협 앞에서 공정 벼 수매가 결정을 촉구하며 긴급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8일 논산시농민회가 연무읍 농협 앞에서 공정 벼 수매가 결정을 촉구하며 긴급집회를 개최했다.

 

충남지역 산지 쌀값이 결국 17만원(80kg)대로 폭락했다. 이에 농협 수매가격도 벼 1kg당 1,500원 수준으로 낮게 책정돼 농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이에 이미 지난 1일과 4일 연거푸 당진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이사 김이섭)의 당진제2통합RPC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한 당진시농민회(회장 이종섭)는 지난 12일 당진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과 가격조정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교섭에는 조성명 주관조합장과 김이섭 대표이사가 참석했으며, 당진시농민회와 당진시여성농민회(회장 곽양이), 전국쌀생산자협회 당진시지부(지부장 황선학) 등은 트랙터 30여대를 당진제2통합RPC 앞에 적치해놓고 △수매가 벼 1kg 2,000원 보장 △수확 전 수매가 결정 △수매가 결정위원회에 생산자대표 2인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농민회 측은 “통합RPC가 결정한 수매가를 결코 수용할 수 없으니 더이상 농민과 농협이 싸울 것이 아니라 농협별로 버스 40대씩 동원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 RPC측은 추후 이사들과 협의해 결과를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이종섭 당진시농민회장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공정가격으로 벼 수매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생산비는 아랑곳 않고 물가 잡는다며 쌀값만 잡아 우리 농민들을 죽이고 있다. 반면 재벌기업 살리는 농자재값은 폭등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호소했다.

이밖에 논산시농민회도 지난 8일 연무읍 농협 앞에서 긴급집회를 개최했다. 논산시 통합RPC 참여조합장들이 벼 수매가를 결정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서다. 이와 관련해 연규헌 논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은 “논산시 농협들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벼 수매가를 결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통합RPC에서 수매가를 결정한다기에 농민회가 긴급하게 대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쌀값은 농민값이다. 20년 전 가격으로 농사지어 남는 게 없으니 조합장이 책임져라”는 펼침막을 들고 벼 수매가를 공정가격으로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당진과 논산서 열린 두 집회에 모두 참석한 이진구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2018년도 쌀 목표가격이 21만4,000원이었다. 그런데 지금 쌀값이 17만원이다”라며 “리터당 500원이던 면세유가 1,200원이 되고, 9,000원짜리 요소비료가 2만7,000원 넘게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쌀값은 20년 전이나 5년 전보다도 더 떨어졌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고 농협을 해체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12일 현재 충남지역의 수매가 현황을 살펴보면 당진제1통합RPC가 △1군 특등급 1,615원 △1등급 1,595원 △2등급 1,575원 △2군 특등급 1,550원 △1등급 1,530원 △2등급 1,510원 등이고, 당진제2통합RPC는 △1군 특등급 1,600원 △1등급 1,580원 △2등급 1,560원 △2군 특등급 1,560원 △1등급 1,540원 △2등급 1,520원 등이다.

보령시 통합RPC의 경우 △1등급 1,525원 △2등급 1,500원 수준이며, 논산시 통합RPC도 △특등 1,525원 △1등급 1,500원 △2등급 1,475원으로 확인된다. 이외 서천농협은 △친들벼 계약 1,512.5원 △친들벼 외 계약 1,437.5원 △삼광 서래야 1,525원 △무농약 서래야 1,550원 △유기농 서래야 1,575원 등이며, 다른 시군의 수매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거부한 직후 당정과 농민대표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금년 수확기 쌀값이 80kg에 20만원 수준이 되도록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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